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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향만리] 공근어례(恭近於禮)

공자는 “공경함이 예(禮)에 가까우면 치욕을 멀리할 수 있다”라고 했다. 모실 사람에게 집중하여 정성을 다하는 것이 공경인데, 자신이 하는 공경이 예에 부합하는지는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스스로 예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할 정도면 치욕은 멀리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벗어난 공경은 추한 ‘아부(阿附)’로 전락한다. 공경과 아부의 차이는 행하는 사람 본인이 이미 너무 잘 알기 때문에 굳이 객관적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없다. 찬물이지 더운물인지는 손을 담가본 사람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도연명은 “내가 다섯 말의 쌀을 얻기 위해 아무에게나 허리를 굽실거리랴”라고 하며 부패한 시대의 관직을 버리고 전원으로 돌아갔다. 자신에 대해 아름다운 예우를 한 것이다. 조선 말기 항일 의병장 유인석(柳麟錫) 선생은 바른 삶을 “대안(大眼·깊고 넓은 안목), 활흉(活胸·살아있는 가슴), 경척(硬脊·꼿꼿한 허리), 건각(健脚·튼튼한 다리) 등 촌철살인의 네 단어로 요약했는데, 그중 경척이 바로 예에 근접한 공경의 태도이다. 경척은 힘 좋은 튼튼한 허리가 아니라, 아무에게나 굽실대지 않은 꼿꼿한 허리를 말한다.
 
예에서 멀어진, 공경 아닌 공경인 ‘아부’는 하는 사람보다 받는 사람이 더 문제다. 썩은 고기에 쉬파리가 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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