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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어느 봄날

기다림의 시간은 흐르고 있었다
 
이맘때 즘이면 그랬다
 
서서히 다가와 눈치챌 새도 없이
 
나를 놀라게 했다  
 
내 시선은 순간의 탄성으로 고정되었다
 
 
 
봄눈 녹은 가지 끝에 햇살 가득히 품고
 
새싹들이 겨우내 시린 무릎 세워 놀래키듯
 
눈망울 터뜨려 봄을 알렸다
 
 
 
여린 손짓이 기다림의 내 가슴을 열어
 
손에 잡힐 듯한 정겨움에 눈을 감는다
 
 
 
그리운 사람도
 
이렇게 불쑥 찾아왔으면 하는
 
그런 봄날

양기석 / 시인·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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