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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군사비 줄이고 복지에 쓰자

지난 18일이 소득세 신고 마감일이었다. 해마다 이때가 되면 평화운동 단체들은 ‘군사비 지출에 대한 전 세계 행동의 달(올해는 4월 13일~5월 10일)’을 선포하고 시위와 집회, 행사를 열며 군비 삭감을 정부에 촉구한다.
 
올해 뉴욕주 평화운동 단체들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과연 우리가 얼마나 많은 세금을 군비로 쓰고 있는지를 밝혔다. 2021년 기준 뉴욕 주민들은 한 사람당 2853달러를 군비로 냈다. 이 가운데 1282달러를 군수업체에 지불했다. 이에 반해 교육에는 886달러, 교통 358달러, 환경과 에너지에는 159달러만 썼다. 우리가 내는 세금의 많은 부분이 이렇게 막대한 군비로 쓰인다. 2024년 미국 정부의 군비 예산은 8860억 달러다. 2023년에 비해 440억 달러가 늘었다. 우리가 군비를 위해 내는 세금도 늘어날 게 뻔하다.
 
평화운동 단체들의 주장은 미국 군비만 줄이자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 군비를 줄이자는 뜻이다. 전 세계 군비 지출은 2조 달러가 넘는다. 하지만 이 가운데 미국의 군비가 40%에 육박한다. 군비 순위 2위부터 10위까지를 다 합쳐도 미국 예산에 못 미친다.  
 
두 차례 대통령 후보였던 버니 샌더스 연방상원의원(버몬트)은 해마다 군비 예산안에 반대표를 던진다. 지난해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반대 입장을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엔 건강보험이 없는 사람이 8500만 명이나 된다. 노숙자가 60만 명이다. 망가진 건강보험과 아동 교육 시스템 때문에 서민 가정들은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연간 1만5000달러를 쓰고 있다. 우리는 군비 지출을 늘리는 대신 서민 가정들을 보호하는데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
 
물론 군비 예산안은 샌더스 의원을 호소에도 불구하고 공화당과 민주당 대다수 의원의 지지로 통과됐다. 연방하원에서는 찬성 350, 반대 80. 상원에서는 찬성 83, 반대 11이었다.
 
이렇게 압도적인 연방의원들의지지보다 미 국민 여론은 상당히 갈라져 있다. 2022년 5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군비 예산이 ‘너무 많다’는 대답은 24%, 적정한 수준 37%, ‘너무 적다’는 대답은 32%였다. 좀 더 구체적인 질문을 하면 답은 조금 달라진다. 바이든 행정부가 8000억 달러가 넘는 군비 예산을 책정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을 물으면 ‘너무 많다’가 32%로 늘어나고, 적정한 수준 36%, ‘너무 적다’는 22%로 줄어든다. 미 여론은 군비 지출에 대한 입장이 팽팽하게 나누어져 있는 셈이다. 하지만 연방의회는 이와 달리 방대한 예산 지출을 언제나 압도적으로 승인하고 있다. 그 까닭은 전 세계 상위 100대 군수산업 순위에서 1위인 록히드 마틴을 비롯해 미국 업체가 43개나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들 43개 업체는 전 세계 무기 판매 비중의 거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연방의원들이 이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
 
올해 ‘세계 행동의 달’ 구호는 “전쟁으로 우리는 지구를 잃는다”로 정해졌다. 22일은 환경 파괴를 중단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지구의 날’이기도 하다. 환경 위기와 함께 전쟁 위기는 온 누리를 파멸의 길로 몰아간다. 군비를 줄이고 복지와 환경 보호에 더 힘을 쓰자는 주장을 해마다 거리에서 외쳐야 하는 시대는 언제나 끝날지 정말 갑갑하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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