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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출석자 4명 중 1명 "타종교에도 구원 있어"

[목회데이터연구소 의식 조사]
개신교 교리에 대한 확신 약해
기독교 문화는 "삶에 대한 것"

낙태 이슈는 여성 권리 인정해
동성 결혼 이슈는 매우 보수적

돈의 개념은 비개신교인과 비슷
비개신교인 "개신교는 배타적"

개신교인의 신념이 흔들리는 것일까, 좀 더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일까.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교회 출석자 4명 중 1명이 타종교에도 구원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목회데이터연구소가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의 인식을 직접 비교한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연구소 측은 보고서에서 이러한 결과를 '충격'이라는 용어로 대신했다.
 
본지는 이번 보고서를 분석, 각종 영역에서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의 인식 차이를 알아봤다.
 
개신교는 유일신을 믿는다.
 
이러한 통념과 달리 이번 조사 결과는 다소 의외다.
 
먼저, 개신교인에게 타종교의 가르침에도 진리가 있는지 여부를 물었다.
 
교회 출석자 2명 중 1명(48%)은 '타종교에도 진리가 있다'고 답했다. '모르겠다'라고 답한 응답자도 18%에 이른다. 사실상 교회에 정기적으로 출석하는 개신교인 5명 중 3명(66%)이 개신교 교리나 진리에 대해 확신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회 출석 여부와 관계없이 자신을 '개신교인'으로 규정한 응답자로 범위를 넓히면 비율은 더 높아진다.
 
개신교인 응답자의 56%가 '타종교에도 진리가 있다'고 응답했다. '모르겠다(18%)'까지 합하면 무려 74%에 이른다.
 
'가나안 성도'에게만 따로 물었다. '가나안'은 신앙은 있지만 교회를 '안 나가'는 교인을 일컫는 신조어다. 가나안 성도 응답자 중 80%는 '타종교의 가르침에 진리가 있다'고 답했다.  
 
개신교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만을 주창한다.
 
구원의 문제에 대해서도 개신교인들은 불분명한 입장을 보였다.
 
우선 개신교인 전체로 보면 '타종교에도 구원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4%로 나타났다. '모르겠다(22%)'라고 답한 응답자도 있었다. '타종교에는 구원이 없다'고 답한 개신교인은 절반(44%)에도 못 미쳤다.
 
교회에 출석하면 그나마 구원에 대한 입장이 분명해졌다.
 
정기적으로 교회에 출석하는 경우 '타종교에도 구원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5%로 나타났다. 교회 출석자 4명 중 1명은 타종교에도 구원이 있다고 여기면서 개신교에 속해 있는 셈이다.
 
반면, 가나안 성도 응답자 중 62%는 '타종교에도 구원이 있다'고 답해 구원의 문제에 대해서는 개신교의 교리와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독교 문화에 대해서는 '삶'과 연결지었다.
 
개신교인들에게 '기독교 문화'에 대한 정의를 물었다. 10명 중 7명이 '교회 밖에서 기독교인으로서 살아가는 삶의 태도, 자세 등과 관련된 것'이라고 답했다.  
 
'예배, 찬양, 율동, 행사 등 교회 내부에서의 활동과 관련된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8%에 그쳤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측은 "기독교 문화, 전통적인 교회 규범에 관한 인식이 내부에서 외부로 확장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념, 문화적으로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사이의 인식 차이도 살펴봤다.
 
주관적인 정치적 성향에 대해 물었더니 자신을 보수적이라고 답한 개신교인(27%)이 비개신교인(24%)보다 많았다.  
 
이슈별로 보면 또 다른 차이가 보인다.
 
먼저, 낙태와 관련해 개신교인 5명 중 3명(59%)은 '태아의 생명보다 여성의 결정권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비개신교인(77%) 역시 여성의 결정권을 중요하게 여겼다.
 
반면, 동성 결혼 이슈에 대해서는 입장차가 분명했다.
 
개신교인 5명 중 4명(80%)은 '동성 간 결혼 제도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비개신교인 응답자(58%)와 비교하면 22p 가량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에는 "개신교인이 대체로 비개신교인보다 조금 더 보수적 성향을 보였다"며 "단, 동성결혼 이슈에 대해서는 그 차이가 두드러졌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러한 인식은 성소수자에 대한 태도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주변에 성소수자가 있다는 개신교인 응답자 중 14%는 '불편하다'고 답했다. 이는 비개신교인(3%)의 응답과 비교하면 무려 4배 이상 차이가 있다. 그만큼 개신교인은 성 소수자, 동성결혼 이슈 등에 대해서는 보수적 성향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내 옆자리에 OOO가 앉으면 꺼리게 된다'는 질문에는 '노숙자'가 앉을 경우 꺼리게 된다는 응답이 개신교인(80%), 비개신교인(80%) 모두 동일했다.
 
또, 성소수자(개신교인 40%.비개신교인 32%), 장애인(개신교인 37%.비개신교인 38%), 노동자(개신교인.비개신교인 각각 26%), 70세 이상 노인(개신교인 15%.비개신교인 16%) 등을 꺼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돈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인가'라는 질문에는 개신교인(90%), 비개신교인(92%) 등 대다수가 '그렇다'고 답했다. 개신교인에게 '돈' '성공' 등에 대한 개념은 비개신교인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개신교인이 개신교에 갖는 인식은 다소 부정적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비개신교인에게 교회에 대한 인식(중복 응답 가능)을 물었더니 78%의 응답자가 '다른 종교들에 비해 불공정하고 불투명하다'고 답했다. '다른 종교에 비해 포용성이 부족하고 배타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63%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교회에 대한 사회적 영향력은 인정하고 있었다. 그만큼 교회가 제 구실을 한다면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비개신교인 응답자 중 67%는 '교회가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약간 또는 매우 있다'고 답했다.
 
목회연구소 측은 보고서를 통해 "기독교인이 총론에서는 비기독교인보다 평등에 대한 감수성이 뛰어나지만 구체적인 각론에서는 차이가 없었다"며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지키고 간직하는 것이 개신교인의 사명이라면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관심을 갖고 보호하는 실천적 삶이 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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