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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코미디는 한 몸이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
(Beau Is Afraid)

‘보 이즈어프레이드’는 A24가 제작한 영화 중 가장 많은 제작비 6000만 달러가 투입된 작품. 기이한 배우 호아퀸 피닉스의 기이한 연기가 다시 화제가 될 전망. [A24]

‘보 이즈어프레이드’는 A24가 제작한 영화 중 가장 많은 제작비 6000만 달러가 투입된 작품. 기이한 배우 호아퀸 피닉스의 기이한 연기가 다시 화제가 될 전망. [A24]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던 영화, 공포영화임에도 공포영화 같지 않았던, 그러나 그만의 기괴하고 음침하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가 그를 ‘떠오르는 공포영화의 천재’로 부르게 했던 ‘미드소마’의 아리애스터 감독이 당대 최고의 ‘기이한 배우’ 호아퀸 피닉스를 만났다.  
 
모든 형태의 불안을 한 편의 영화로 축약해서 표현한 대서사시라고 할까.
 
러닝타임 179분의 영화는 코미디/공포/미스터리로 분류된다. 애스터 감독의 세 번째 장편인 이 영화를 특별히 ‘악몽 코미디(nightmare comedy)’라고 부르고 싶은 이유는, 공포의 매 순간 순간의 공포가 엉뚱한 웃음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애스터 감독은 그가 주 소재로 사용하는 가족의 트라우마를 아들과 어머니의 관계에서 찾는다. 아들의 정신과 심리를 조정하는 교활한 어머니는 아들이 앓고 있는 극한의 열병과 모든 악몽의 원인이다.  
 
영화 속 꿈의 시퀀스들은, 보(Beau, 호아퀸 피닉스)의 의식의 흐름 안에 내재한 극도의 불안과 스트레스에서 시작한다. 그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떻게 그곳에 도달했는지 불분명하다. 보는 고압적인 성격의 어머니와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되고,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접한 후, 어머니의 집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일련의 공포를 마치 악몽처럼 경험한다.  
 


영화는 ‘미드소마’에 비해 덜 공포스럽지만, 훨씬 더 혼란스럽다. 긴장 대신 상상을 초월하는 터무니 없는 웃음 코드로 이어진다. 기이한 감독과 기이한 배우의 만남에서 일어나는 케미가 십분발휘되어 모든 장르를 망라하는 기이하고 독특한 영화 한 편을 탄생시켰다. 가장 진지한 순간조차도 슬랩스틱성의 농담으로 전환된다. 공포는 코미디의 다른 한 면이라는애스터식의 해괴성이 번뜩거린다. 그는 우리 모두를 치매 또는 기억 상실이라 불리는 공포 속으로 몰아간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호아퀸의 트레이드 마크인 ‘아픔이 있는 웃음’을 다시 볼 수 있는 영화다. 악몽과 공포에 지쳐 무디어진 신경, 뒤틀린 인간의 어두운 감정, 깊은 고민에 빠진 남자를 그보다 더 터무니없는 유머로 표현할 수 있는 배우는 없다. 어찌 보면 ‘조커’의 프리퀄을 코믹 버전으로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폭력과 노골적 성적 표현, 약물 사용과 언어의 수위가 일반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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