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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독재자가 나를 키웠다"…평양서 자란 흑인 자서전 화제

기니 초대 대통령의 막내딸
50대 모니카 마시아스 저서
망명 후 김일성 가족이 돌봐
"장벽 허물고 서로 존중해야"

모니카 마시아스(뒷줄 가운데)가 평양에서 친구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덕 월스 출판사]

모니카 마시아스(뒷줄 가운데)가 평양에서 친구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덕 월스 출판사]

'평양에서 온 흑인 소녀: 나의 정체성을 찾아서' 책 표지.

'평양에서 온 흑인 소녀: 나의 정체성을 찾아서' 책 표지.

평양에서 살았던 흑인 여성이 자신의 드라마틱했던 인생을 책으로 펴냈다.
 
아프리카 적도 기니의 초대 대통령 프란시스코 마시아스 응게마의 막내딸인 모니카 마시아스(51)의 이야기다.
 
뉴욕포스트는 13일 ‘평양에서 온 흑인 소녀: 나의 정체성을 찾아서(Black Girl from Pyongyang: In Search of My Identity)’라는 제목의 책을 펴낸 마시아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마시아스는 대통령의 딸로 태어났지만, 쿠데타로 아버지를 잃었다. 이후 여섯 살 때 평양으로 망명, 16년간 북한에서 김일성 가족의 보호 아래 교육받으며 성장했다.
 


그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두 명의 잔인한 독재자로부터 교육을 받았고 전 세계가 ‘두 아버지’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게 됐을 때 충격을 받았다”며 “나는 미국이 북한을 파괴하려는 사악한 나라라고 믿으며 자랐다”고 말했다.
 
두 아버지는 친부인 프란시스코 마시아스 응게마와 김일성을 뜻한다.
 
책에는 마시아스의 어린 시절 기억이 그대로 담겨있다. 그가 비로소 현실에 눈을 뜨게 된 것은 17살 때 유학생 신분으로 중국 베이징에 여행을 갔을 때다. 평양에서만 살던 마시아스가 처음으로 북한 외 지역을 가본 것이 그때다.
 
그는 “나중에 아버지와 김일성에 대한 서구의 평가를 알게 됐을 때 그야말로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고 정체성마저 흔들렸다”며 “나는 그때부터 가능한 많은 사람을 만나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시아스는 지난 2004년 12월 뉴욕으로 이주했다. 퀸즈 지역에서 아파트를 구하고 유치원 교사 등으로 일을 했다. 물론 살면서 체험해보니 북한에서 배웠던 대로 자본주의에 대한 맹점도 일부 이해는 됐다.
 
그는 “먹고, 마시고, 결혼하는 것도 모두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한 욕망에서 비롯됐다”며 “어떤 대화를 나누든 항상 돈에 관한 이야기였지만 듣는 것만으로도 미국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사람들은 마시아스가 북한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색안경을 끼고 보는 듯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그때마다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그에게 아버지는 너무나 평범한 인간이었다.
 
마시아스는 “아버지는 우리에게 정원의 잡초를 제거하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이마에 키스를 해주고, 숙제는 했는지, 밥은 먹었는지 물어보는 평범한 사람이었다”며 “김일성 역시 카리스마가 있었지만, 항상 미소를 짓고 우리에게 배움을 멈추지 말라고 따뜻하게 조언해주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결국 마시아스는 ‘마음의 장벽’을 무너뜨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울타리를 넘어 두려움을 극복하고, 경멸의 대상이라고 배워왔던 사람들을 만나는 게 중요했다”며 “이념이나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선한 마음으로 교류하고 서로 알아갈 때 존중과 이해가 생겨날 수 있다”고 전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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