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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그 날에는

꽃이 피기로 한 날에는
 
너를 부르기로 했다
 
반세기를 마음속으로만
 
불러 보던 너
 
 
 
이슬이 맺히기로 한 날에는
 
눈에도 이슬을 맺히기로 했다
 
눈 속에 감추었던  
 
진주 같은 이슬  
 
 
 
눈이 오기로 한 날에는
 
곰산에 오르기로 했다
 
아이젠 벗어 버리고
 
산비탈에  미끄러지려고 했다
 
손에 손잡고
 
 
 
해가 반짝 나기로 한 날에는
 
존스 비취를 걷기로 했다
 
갈매기와 함께
 
언제나 혼자 걷던 해변
 
 
 
어머니 찾아가기로 한 날에는
 
트럼펫을 불기로 했다
 
개선 행진곡의 나팔 소리
 
눈물 흐르는 소리 들리지 않게  
 
 
 
내가 떠나기로 한 날에는
 
노래를 부르기로 했다
 
축배의 노래
 
높이 들어라 축하의 술잔

이강민 / 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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