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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우울과 햇살의 만남

바람이 싫지 않은 오후 우울의 손을 잡고 길을 나선다
 
사월은 묵직한 담론들로 목청을 높이고 새들도 방향을 모의한다  
 
 
 
우울이 게워내는 말들이 길 위로 떨어진다 잡초처럼 무성하다
 


우울의 옹호자들이 나를 포위한다 우울이 목에 감긴다  
 
 
 
위험은 매혹적이다
 
중독되기가 쉽다
 
 
 
일찍 길을 나선 수선화 노란빛이 아찔하다 현기증이란  
 
포말 같아서 곧 사라지지만 연속성이 있다  
 
 
 
길에 관해 묻는 건 일종의 타협이다
 
어두운 것은 어두울수록 아리고 밝은 것은 밝을수록 시리다
 
 
 
햇살 한 줄기가 우울을 낚아채 방패연처럼 날아오른다
 
우울과 햇살이 만나 맴을 도는 동안 기억은 푸르게 도색된다
 
 
 
초록은 태초부터 초록, 내일도 초록이다
 
의문이 낳은 초록은 더 푸르러 길을 안내할 것이다

조성자 / 시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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