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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 2024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

박춘호

박춘호

미국의 전당대회는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다. 전국에서 모인 대의원들이 모여 차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자당 후보를 확정하는 절차가 하이라이트다. 뿐만 아니라 자당이 주요 의제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정책과 이념을 홍보하는데 미디어의 관심이 쏠리는 전당대회만큼 좋은 기회는 없다고 봐야 한다.  
 
개인적인 기억으로는 2004년 버락 오바마 당시 일리노이 연방 상원의원이 보스턴에서 했던 ‘담대한 희망’을 주제로 한 연설이 떠오른다. 이 연설로 40대 일리노이 정치인에 불과했던 오바마가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 라이징 스타로 발돋움했다. 4년 뒤 오바마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던 덴버 전당대회에서는 미쉘 오바마가 연설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됐던 2020년 민주당 전당대회는 위스콘신주 밀워키서 열렸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대부분의 행사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이런 축제 같은 분위기에서 열리는 이벤트성 행사가 사라졌다. 4년 뒤인 2024년 8월에 열릴 예정인 민주당 전당대회는 시카고에서 열리게 됐다.
 
당장 시카고와 일리노이에는 호재다. 최대 5만명으로 추산되는 타 주 참가자들의 숫자가 적지 않은 것이 가장 크다. 이들은 내년 8월 19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전당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국으로부터 시카고로 몰려오게 된다. 다운타운 주위에 위치한 30개 호텔에 나뉘어서 숙박하게 되고 시카고 불스와 블랙혹스의 홈 구장인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리는 전당대회 주요 행사에 참석한다. TV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각 주의 이름이 적힌 막대 표시판 옆에서 연설에 환호하는 모습이 보이는 곳이 유나이티드 센터가 되는 것이다. 또 맥코믹 플레이스에서도 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민주당이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될 대통령 후보 선정 과정을 거치면 11월 선거에 출마할 자당 후보가 이 시카고 전당대회에서 확정된다. 
 
사실 시카고가 전당대회 유치를 위해 뛰었던 뉴욕과 애틀란타, 휴스턴 등을 제치고 내년 행사를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일리노이가 민주당의 DNA를 그대로 담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 도시였던 애틀란타의 경우 노조가 조직된 전당대회용 호텔이 단 3개에 불과했던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 것과 대조된다. 강력한 노조를 바탕으로 중산층을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경제적, 사회적 복지를 확대하고자 하는 민주당의 노력과는 배치되는 일이다.
 


만약 이런 도시에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열렸다면 자칫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위험에 빠질 수도 있는 일이다. 살상용 무기를 금지하고 노동자의 권익을 최대한 보장하며 낙태권을 확보하는 등 민주당의 주요 정책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곳이 일리노이다.  
 
이밖에도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달성해야 하는 현실적인 목표도 시카고 전당대회 유치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즉 일리노이와 위스컨신, 미네소타, 미시간 등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민주당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중서부의 파란 벽의 중심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이 곳에서 승리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제치고 당선될 수 있었고 2022년 중간선거에서도 현역 민주당 주지사들이 모두 재선에 성공하면서 파란 벽이 두터워졌다. 이 파란 벽이 내년에도 버텨줘야 대선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고 그 중심인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실 일리노이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확고한 우세지역이기에 스윙 스테이트인 조지아에 비하면 이미 내 지역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리노이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키로 한 것은 민주당의 아성이며 전당대회를 개최하기 유리한 각종 인프라가 잘 갖춰진 것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아울러 시카고에서는 이미 다수의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1832년부터 민주당 11회, 공화당 14회의 전당대회가 윈디 시티에서 열렸다. 1860년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을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한 전당대회 역시 시카고 다운타운 레익과 웨커길이 만나는 곳에서 열리기도 했다. 시카고가 가장 최근에 민주당 전당대회를 개최한 때는 1996년이었는데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재선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이 과정에서는 시카고에서 태어나고 파크릿지에서 자란 힐러리 클린턴이 있었고 당시 전당대회 유치 도시를 선정하는 전국민주당위원장이 시카고 출신이라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었다고 한다.
 
시카고에서 열린 전당대회가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적은 1968년이었다. 당시 한창이던 베트남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면서 시카고 다운타운 일대가 극심한 혼란에 빠졌고 이를 소재로 한 ‘The Trial of the Chicago 7’이라는 영화가 만들어 지기도 했다. 이 영화는 베트남전 연장에 반대하는 시위대에게 내란죄를 적용하고자 하는 사법당국의 음모를 담고 있다.  
 
전당대회를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주요 절차다. 대통령 후보 선출과 주요 정강 정책이 발표되거나 추진되는 곳이 바로 전당대회를 통해서기 때문이다. 시카고에서 모처럼 대형 행사가 치러지는 만큼 일리노이가 대표하는 민주당의 주요 정책도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일반 주민들의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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