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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범지구 위성 항법 시스템

박종진

박종진

일반적으로 GPS라고 하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내비게이션을 말한다. 얼마 전까지는 따로 자동차에 부착했지만 지금은 휴대전화에 내장되어 있어서 편리하게 쓰고 있다. 원래 GPS는 미국 국방성에서 개발한 군사용 시스템이었는데 지금은 일반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서 다시 아인슈타인이 등장한다. 아인슈타인은 시간이 상대적이라고 했다. 그의 특수상대성이론은 시간과 속도, 그리고 일반상대성이론은 시간과 중력에 관한 이론이다. 혹자는 내비게이션 얘기를 하는데 갑자기 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나오는지 궁금할 것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다.  
 
대보름날 쥐불놀이할 때 돌리는 통의 속력을 줄이면 통이 땅에 떨어지려고 한다. 지구 중력이 잡아당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통을 더 빨리 돌리면 원심력이 생겨서 떨어지지 않는다.  
 
인공위성도 마치 지구에 팽팽히 매달린 것처럼 행동하는데 이때 지구 중력이 통을 묶은 끈 역할을 한다. 속도가 늦어지면 지구로 추락하기 때문에 지구 주위를 12시간 정도 걸려 공전시킨다. 너무 빠른 속도를 내면 아까 말한 원심력이 커져서 지구를 영원히 떠날 수 있으니 적정한 속도, 즉 시속 1만 4천km의 속도로 지구 주위를 돌게 한다. 그런 인공위성을 24대에서 30대 정도 지구 궤도에 띄우고 삼각측량법으로 위치와 거리를 계산하는 것이 GPS 시스템이다.
 


우리는 상대성이론이란 말을 들으면 우리 실생활과는 상관없는 어려운 과학 이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GPS에 응용되었다니 참 신기하다.
 
인공위성이 지구에 추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속도가 필요한데 그 속도가 지구의 자전 속도보다 조금 빠르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라서 그 속도의 차이가 시차를 발생시킨다. 인공위성에 탑재된 시계는 지구의 시계에 비해 하루에 백만 분의 7초 늦어진다. 큰일이라도 날 줄 알았는데 별 것도 아니다.
 
또 인공위성은 지구 상공 약 2만km에 떠 있어서 지구 표면보다 중력이 약하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중력의 강약에 따라서 시간의 흐름도 달라진다. 그래서 인공위성에 실린 시계는 지구의 시계보다 하루에 백만 분의 45초씩 빨라진다. 그 정도 역시 무시해도 되는 티도 안 나는 차이다.
 
이제 산수 계산을 할 차례다. 특수상대성이론으로 늦어진 시간과 일반상대성이론으로 빨라진 시간을 빼고 더하면 하루에 백만 분의 38초란 미세한 시차가 생긴다. 거리는 속도에 시간을 곱하면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안다. 그래서 빛의 속도에 방금 구한 시간 차이를 곱했더니 상대성이론 효과 때문에 하루 사이에 발생하는 거리의 차이가 11.4km나 된다. 그렇다면 큰일이다. 그래서 인공위성에 내장된 컴퓨터는 이런 차이를 자동으로 바로잡아 주는 기능이 있다.
 
목적지의 주소를 입력하고 운전을 시작한다. 처음 가는 곳이지만 내비게이션에는 예상 도착 시각까지 나온다. 이제는 길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어디든 찾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없었더라면 약속 장소에서 11.4km나 떨어진 영 엉뚱한 곳을 헤맬 것이다. (작가)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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