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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토네이도 안전 지대

박춘호

박춘호

그간 시카고를 포함한 중서부 지역은 토네이도 안전 지대로 알려졌다. 지진이 발생하는 지역도 아니고 산불로 인명과 재산이 막대한 피해를 입는 곳도 아니다. 그렇다고 플로리다처럼 여름과 가을에 허리케인이 올라오는 지역도 아니기에 지역 주민들은 비교적 자연 재해에 대해서 근심이 적다. 그나마 시카고와 일리노이에서 자연재해라고 한다면 폭풍과 토네이도 정도가 있을 것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짧은 기간 동안 무섭게 떨어지는 폭우와 강한 바람을 동반한 폭풍, 겨울철 폭설 등은 자칫 생명과 재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무서운 재해가 되기도 한다.  
 
최근 몇 년 새 시카고 지역에서 토네이도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기록상으로 보면 1990년 플레인필드에서 발생한 토네이도로 29명이 사망하고 350명이 부상을 입은 적이 있었다. 당시 바람은 최고 풍속이 200마일 이상으로 측정됐는데 이는 일리노이 기상 관측 사상 가장 강력한 토네이도로 기록됐다.  
 
더 최근인 2021년 6월 20일에는 네이퍼빌과 우드리지, 다리엔에 토네이도가 발생했는데 당시 최대 풍속은 시속 165마일에 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5일 후인 25일부터 이틀간은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4건의 토네이도가 발생했는데 이로 인해 시카고에서는 2010년 6월 23일 이후 11년만에 처음으로 토네이도 경보 사이렌이 발령돼 많은 주민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같은해 8월 9일에는 3시간 동안 7개의 토네이도가 발생했는데 발생 지역에 한인들이 밀집한 시카고 북서부 서버브도 포함되는 등 2021년 여름은 유독 토네이도 발생이 잦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토네이도에 영향을 가장 많이 끼칠 수 있는 부분은 발생 지역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토네이도는 걸프만 인근에서 많이 발생한다. 차가운 바람이 멕시코만을 중심으로 대륙 내부로 들어와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공기와 만나면서 폭풍을 만들고 폭풍 안에서 회전하는 바람을 생성해 토네이도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따뜻한 대기는 습기를 더 많이 생산하고 불안정한 공기를 만들어내 토네이도 생성을 유발하는데 지역적으로 보면 캔사스가 주요 포인트가 된다. 즉 예전처럼 토네이도 발생 지역이 캔사스를 중심으로 한 평야 지역에 국한되어 있었다면 최근에는 보다 중서부 지역으로 이동하고 남부지역까지 그 발생 범위가 광범위해졌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토네이도가 할퀴고 지나간 피해 지역이 더 길어졌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토네이도의 피해 지역은 50마일을 넘지 않는다. 비교적 짧은 경로에 한해서 피해 지역이 발생하곤 하는데 전체 토네이도 중에서 50마일 이상을 지나가는 토네이도는 채 1%가 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난 24일 미시시피주 롤링 포크 지역에 발생한 토네이도는 60마일 넘게 피해 지역을 유발했다.
 
2021년 12월10일 켄터키주를 비롯한 인근 3개주에서 발생한 토네이도는 겨울철 토네이도로 충격을 줬지만 한편으로는 피해 지역이 무려 165마일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던 기억이 새롭다.  
 
한가지 우려스러운 점은 토네이도 발생 시즌이 더 빨라졌고 발생 기간 역시 더욱 길어졌다는 사실이다. 지난 2월에는 네이퍼빌에서 한 건, 샴페인 카운티에서 한 건의 토네이도가 관측됐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중서부에서 그것도 시카고와 가까운 서버브에서 2월에 토네이도가 발생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론적으로 토네이도는 연중 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시카고에서는 아직 낯설은 장면이다.  
 
일리노이에는 연 평균 54개의 토네이도가 발생한다. 지난 1991년부터 2020년까지의 통계를 바탕으로 했을 때 나오는 숫자다. 평균적으로 보면 3월에는 3개가 나타나지만 5월에는 15개로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하루 동안 다수의 토네이도가 발생하는 횟수가 더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적으로도 복수의 토네이도가 발생하는 일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작년과 같은 경우만 해도 7월24일 시카고 다운타운에 2개의 터치다운이 발생했고 네이퍼빌과 크레스트 힐에서도 같은날 각각 1개의 토네이도가 관측됐다. 4월30일에는 듀페이지 카운티 1개, 분 카운티에서는 2개의 토네이도가 나타났다.  
 
미국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평균 1200개의 토네이도가 연중 발생하고 이중 500개는 바람의 세기가 시속 85마일에 달하는 EF-1 규모 이상으로 집계된다.  
 
토네이도는 다른 자연 재해와 마찬가지로 인명 피해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이후 주민들이 겪어야 할 충격 역시 동반한다. 토네이도와 같은 충격적인 피해를 접하고 나면 무력감과 의욕 상실 등으로 이어져 정상적인 생활이 힘든 경우가 많다고 한다.  
 
토네이도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법은 평소 날씨 뉴스를 수시로 접하는 것이다. 보통 토네이도와 같은 재해는 최소 30분 전에 경고 방송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또 각 가정에 플래쉬 라이트나 여분의 배터리, 생수 등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만약의 경우에 대비할 수 있는 현명한 대처다. 토네이도와 같은 자연재해를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더라도 이를 사전에 예상하고 준비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제 시카고도 토네이도 발생으로부터 완전하게 안전하다고 볼 수 없기에 관련 대비는 더욱 절실하다.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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