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언제까지 과거에 매몰되어야 하나
윤 대통령은 “저 역시 눈앞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편한 길을 선택해 역대 최악의 한일관계를 방치하는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다”며 그러나 “작금의 엄중한 국제 정세를 뒤로하고 적대적 민족주의와 반일 감정을 자극해 정치에 활용하려 한다면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한일 관계 복원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일본은 이미 수십 차례에 걸쳐 과거사 문제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표했다”며 “한국이 선제적으로 걸림돌을 제거해 나간다면 분명 일본도 호응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 사회에 배타적 민족주의와 반일을 외치면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이 엄연히 존재한다”며 그들의 잘못된 사고가 있음을 직시하고 “전임 정부는 수렁에 빠진 한일관계를 그대로 방치했다”고 밝혔다.
사실 한일관계는 해방 후부터 계속되어온 시련이요 아픔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항일은 애국이고, 친일은 반국가적 행위라는 식민지 공식을 부각하고 부추기는 정치가 막대한 국가적 손실을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과거에 얽매어 거기에 몰입되어 있다면 어떤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우크라이나 사태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우방 국가가 없었다면 벌써 전쟁이 끝이 났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편입되어 참혹한 모습이 되었을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이웃 국가들의 협력이 있기에 현재 우크라이나가 존재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일본은 한반도 안보에 함께 할 이웃이다. 이처럼 함께해야 할 일본을 과거에 얽매어 계속 범죄시하는 것이 과연 옳은 판단일까. 문재인 정부는 과거의 아픔을 들추어 죽창가나 불러 젊은 세대에 악영향을 미쳤고, 자유 세계를 위한 희망도 훼손시켰다. 김대중 정부에서도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평화적 화해와 양국의 협력을 협약하기도 했는데 말이다.
윤 대통령은 늦게나마 한일 정상회담에서 선제적 결단으로 과거를 넘어서는 미래 지향적 한일관계를 이루어나가는 것이 국가의 미래를 위한 것임을 보여줬고, 북한 핵문제와 경제안보 등 공동대응을 위해 한일 관계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특히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정상화와 미사일 정보 실시간 공유에 합의한 것은 한미일 3각 안보협력 관계를 굳건히 한 것이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지난 20일 북한은 전략순항미사일 4발을 발사해 고도 800m에서 공중에서 핵을 폭발시킬 수 있는 “핵 타격 모의 발사 훈련”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수중 핵무기 ‘핵무인수중공격정’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언제든 신속 정확히 가동할 수 있는 핵공격 태세를 완비해야 전쟁 억제의 전략적 사명을 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북한이 핵무기의 가공할 위력만 믿고, 한반도를 어떤 위기로 몰아갈지 예측할 수 없는 가운데 한일정상회담이 가져다주는 의미가 크다. 한미연합훈련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통해 치밀한 감시망과 압도적 응징 능력을 갖춰, 김정은의 무모한 도박을 단호히 경고하고 대처할 것이다. 중·러가 협력관계를 과시하는 마당에 더욱 그렇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권을 비롯해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국가안보에 매진해야 함에도 야당은 반일정서를 앞세워 국민을 선동하는 데 연연하고 있으니, 언제까지 과거에 매몰되어 있어야 하는지 한심한 노릇이다.
어느 때보다도 한반도 안전을 위해 한·미·일 공조가 절실한 가운데 한일회담의 성과는 국익에 절대 필요한 것이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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