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떠나면 당신도 청춘
대륙 종횡단
한수희 작가는 또한 낯선 곳에서의 고독을 견디며 용기를 얻을 것이고 그 용기 끝에 편안함을 찾을 것이며 고향에서 기다리고 있는 내가 가진 것들을 돌아볼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썼다.
유럽도 좋고, 아프리카도 좋지만 정작 미국에 살면서도 대륙 횡단이나 대륙 종단을 다녀온 이들이 주변에 그리 많지 않다. 젊을 때는 일하느라 바빠서, 애들 키우느라 정신없어서, 여유가 없어서, 나이가 들어서는 몸이 아파서, 멀리 떠나기 겁이 나서… 여행을 다음으로 미룰 이유는 너무나도 많다.
그러나 시간과 돈이 남아돌아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미국에서 7년 전 가출한 반려묘는 2400km를 종단해 가족의 품에 돌아갔고 대한민국 독도협회 학생들은 시애틀에서 앤세나다까지 자전거로 4000km를 이동했다. 배종훈 씨는 미국을 대륙 횡단하고 싶다는, 근육이 경직되는 희소병을 앓고 있는 아들의 꿈을 위해 휠체어를 밀고 아들과 달리고 있다.
결국 모든 것은 마음먹고 행동하기 나름이다. 여행에 필요한 단 한 가지는 어쩌면 용기가 아닐까. 물론, 한반도의 45배나 되는 엄청난 크기의 미국 땅을 홀로 종횡단 하려면 어려움이 만만치 않다. 일단 장거리 여행인만큼 운전이 부담되고 코스, 호텔, 식사를 직접 챙기는 것도 만만치 않다.
그럴 때는 여행사의 패키지 투어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널찍한 리무진버스에 몸을 누이고 그저 여유롭게 솔뱅~토말레스베이~레드우드~크레이터 레이크~포틀랜드~시애틀~월래스~헬레나~보즈먼~버팔로~크레이지 호스~마운틴 러쉬모어~수폴스~라크로스~매디슨~시카고~사우스밴드~클리브랜드~나이아가라 폭포~오타와~퀘백~몬트리올 등 대륙의 명소들을 여행하면 된다.
여행 기간은 총 17일. 이렇게 여행하면 일반적인 대륙횡단 코스로는 갈 수 없던 시애틀의 레이니어 국립공원, 크레이터 레이크, 시애틀, 포틀랜드 등 미국 종단까지 가능하고 인근한 캐나다의 토론토, 몬트리올, 퀘백 3대 도시도 한 번에 여행할 수 있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절경을 헬리콥터를 타고 감상하면 폭포 주변에 피어나는 무지개와 구름까지 바로 옆에서 스치듯 구경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대륙 종횡단을 마쳤다면 지구라는 책의 하이라이트 부분인 미국 챕터를 정독한 셈이 된다. 또한 좋은 책은 두 번, 세 번 정독하듯 첫 대륙횡단으로는 보이지 않던 더 큰 감동을 대륙 종횡단을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