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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읽는 책] 짐 모리슨-라이트 마이 파이어

천재적인 동시에 필사적이었던 그는 신성한 것을 찾고 불경한 것을 탐구하며 “현실의 경계를 시험”하고자 하는 끊임없는 욕구에 이끌렸다. 이것이 그를 미치게, 미치도록 창작하고 미치도록 진실되게 했다.    
 
제리 홉킨스 외 『짐 모리슨-라이트 마이 파이어』
 
책은 이렇게 이어진다. “도어스는 우리에게 지옥을 보여주며 천국으로 안내했다.” “짐은 오래 사는 것보다 극단을 택함으로써 니체가 말한 것처럼 거부하지 않고 과감히 자신을 창조하는 ‘부정하지 않는 자’가 되었다.”
 
위험하지만 문학적인 가사, 파격적인 퍼포먼스, 알코올과 약물에 중독된 불안한 영혼. 27세에 세상을 떠나 신화가 된, 록 그룹 도어스의 싱어 짐 모리슨 평전이다. 역자인 김경진 음악평론가는 “천재적 재능의 뮤지션이라기보다는 고대의 제사장, 로큰롤 스타 아닌 고전적 개념의 시인”으로 모리슨을 소개한다. 록의 쇠퇴만큼 지금은 찾기 힘든 고전적 예술가다. 그가 언론에 남긴 마지막 말은 “공연은 생사가 걸린 일, 내밀한 생각의 세계에서 서로 소통하고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한 시도”였다. “핑크 플로이드를 들으며 음악이 정신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소리가 의식에 완벽히 녹아들 때 어떤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지 체험했었다”는 김경진 평론가 같은 로큰롤 팬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얘기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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