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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적색편이 현상

박종진

박종진

윌슨산 천문대에서 파이프 담배를 물고 하늘을 관찰하던 허블에게 궁금한 것이 있었다. 왜 외부 은하들은 모두 붉은색을 띠는가 하는 생각이었다. 결국, 그는 모든 은하가 우리 은하와 멀어지고 있다고 생각했고 결국, 우주 전체를 볼 때 은하와 은하끼리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멀어지는 물체는 붉은색을 띤다는 적색편이 현상에서 착안한 것이다.  
 
허블은 그런 자료를 바탕으로 은하의 후퇴 속도를 계산했고 그것을 거꾸로 응용하여 우주의 나이를 구할 수 있었다. 우리가 살던 우주는 그 시작이 있었고, 하룻밤 사이에 수천억 배나 커져 버렸으며, 지금도 여전히 팽창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예로부터 소금으로 유명한 곳이다. 오죽하면 도시 이름에 소금(잘츠)이란 말이 들어간다. 근래에 들어서는 모차르트의 고향으로 사람들의 입에 올랐다. 모차르트가 죽고 반세기 후 그 동네에서 이번에는 과학 천재 크리스티안 도플러가 태어났다. 그의 이름을 따서 도플러 효과라고 부르는 이 물리학 이론은 우리가 생각하던 우주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그런 엄청난 업적에 비해 이론의 실체는 너무 간단하다. 쉬운 예를 들어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거리를 달릴 때 운전자는 항상 일정한 사이렌 소리를 듣는다. 그러나 멀리서 차가 오는 것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 사이렌 소리는 높게 들린다. 그리고 차가 자기 앞을 지나쳐서 멀리 사라질 때는 사이렌 소리는 낮게 들린다. 고정된 위치에서는 진동수가 일정하지만, 파원이 움직이면 진동수는 상대적으로 변한다. 이것이 그 유명한 도플러 효과다.  
 


도플러 효과만큼 과학 기술 분야에 광범위하게 응용된 이론은 또 없다. 근대 음악을 모차르트가 다져놓았다면, 과학의 기반은 도플러가 닦아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잘츠부르크 출신 이 두 사람은 음악과 과학 분야에서 과연 소금과 같은 역할을 했다.
 
소리는 파동이며 공기라는 매질을 통해서 전달된다. 그런데 소리를 내는 파원이 움직인다면 관찰자에게 전달되는 파장은 서로 다르다. 파원이 관찰자에게 가까워질 때와 멀어질 때 주파수가 달라져서 듣는 사람에게는 상대적으로 다른 소리로 들리게 된다.  
 
이처럼 같은 파동이라도 관찰 환경에 따라서 진동수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도플러 효과다.  
 
빛 역시 파동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광원이 움직이면 도플러 효과가 나타난다. 허블이 외부 은하를 관찰했을 때 은하가 붉은빛을 띠었기 때문에 모든 은하는 우리와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러므로 허블은 우주가 팽창하므로 적색편이를 보인다고 결론 짓고, 우주는 팽창한다는 사실을 발표하여 정적인 우주를 주장하던 아인슈타인을 뒷방으로 보냈다.  
 
달도 차면 기운다더니 어느덧 아인슈타인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가시광선에서 붉은색은 푸른색보다 파장이 더 길다. 그런 이유로 파장이 길어질 때를 적색편이라고 한다.
 
음속의 몇 배나 빨리 나는 비행기 조종사는 도플러 효과를 이용해서 적기를 탐지하고 주변 환경을 파악하며, 박쥐나 모기도 도플러 효과를 이용해서 멀리 있는 적과 먹잇감을 정확하게 인식한다. 특별히 빛의 도플러 효과를 적색편이 현상이라고 한다. (작가)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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