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에서 마약팔고 수백만불 챙겨"
보호비 갈취 한인갱단 파장
돈 안내면 도우미 영업 방해
수차례 진정에도 수사 미온적
〈본지 3월 17일자 A-1면〉
노래방을 운영하는 A씨는 “DK가 수년간 한인타운 노래방 업계에서 활개를 칠 수 있었던 건 특정 노래방 업주들과 결탁해 도우미(여성 접대부) 업체들까지 장악했기 때문”이라며 “이들 업주는 DK의 뒤를 봐줬고, DK는 도우미들을 다른 업체가 요청해도 보내지 않는 방법으로 업주들을 압박했다”고 말했다.
노래방 업주들에 따르면 DK는 보호비로 매달 1000달러씩을 요구했고, 돈을 상납하지 않으면 협박, 폭행을 가하거나 도우미 제공을 막아 영업을 방해했다. DK와 결탁한 업주들 입장에서는 다른 업체가 도우미를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노래방을 운영하는 B씨는 “DK는 도우미들을 장악하기 위해 관련 업체 대표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도우미 운송차 한 대당 200달러씩 받기도 했다”며 “LA지역 도우미 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눈치를 보며 영업을 할 수밖에 없었고 DK는 그렇게 노래방 업계에서 영향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강력한 경찰 수사를 촉구하는 업주들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노래방 업주는 “DK가 일부 노래방에서 고객들에게 마약까지 팔았다는 것은 이쪽 업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주변에 흑인 갱단원까지 데리고 다니면서 업주들에게 돈을 요구했는데 경찰이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서 만행을 다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행위가 수년간 이어져 왔는데도 법집행기관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은 문제로 꼽힌다.
또 다른 한 노래방 업주는 “거듭된 신고에도 경찰은 미온적으로 대처했고, 설령 체포되더라도 ‘잡범’으로 여겨 금방 풀려나는 것 같더라”며 “심지어 참다못한 일부 업주들이 주지사 사무실에 진정서까지 제출하고 여러 법집행기관에 계속 수사를 요청했는데 이제야 체포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인타운 내 노래방은 20여개로 추산된다. 한인 갱단원인 조씨가 수년간 노래방들과 도우미 업체들로부터 정기적으로 상납금을 받았다면 수익은 수백만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게 노래방 업주들의 설명이다.
A씨는 “요즘 시대에 야구방망이로 사람을 죽기 전까지 폭행하고, 총까지 쏘며 돈을 요구하는 영화 같은 일이 이곳 LA한인타운에서 실제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라며 “한인타운에 간판 없는 불법 노래방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현금 장사로 탈세까지 하며 그야말로 무법천지가 된 것은 DK가 활동하고 나서부터 그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현재 연방 검찰에 기소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지만, 또 다른 문제는 다른 갱단원들이 한인타운으로 진출, 조씨와 유사한 방식으로 업주들에게 돈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업주는 “쉽게 말해 DK가 하는 게 돈이 되니까 그보다 세력이 더 강한 갱단이 한인타운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경찰이 이 문제를 분명 알고 있을 테니 이번 기회에 반드시 뿌리 뽑아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HSI는 이번에 조씨를 체포하기 위해 연방 특수대응팀(SRT)까지 동원해 새벽에 검거 작전을 벌였다. 수사팀은 조씨를 검거하기 위해 1년간 수사를 진행했고 잠복 활동까지 하며 그를 추적했다.
장열 기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