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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시에게

당신
 
왔다 가는 소나기처럼
 
그렇게는 느닷없이 오지 않았으면 해
 
 
 


부디  
 
내 마음 젖을 만큼만 내렸으면 좋겠어
 
 
 
당신은 물거울
 
나는 어설픈 송사리
 
얼마나 깊은 심장을 가졌기에
 
하늘도 별도 품을까?
 
물풀은 어떻게 숨의 결을 고르는지?
 
물 이랑에 가라앉은 비릿한 아픔은 어디서부터 오는 건지?
 
서먹한 질문을 들고
 
당신 안에서
 
당신을 찾아
 
구석구석 헤매일지도 몰라
 
 
 
스치는 것들
 
간지럼 태우는 물살, 수련의 힘센 발가락들, 엉덩이 무거운 돌멩이들,
 
그들의 수군거림이 당신의 처소라는 것을 알기까지는…

변정숙 / 시인·베이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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