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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SB 사태 긴급 진단] 파산 후폭풍…금리 동결할듯, 물가도 여파

편중투자·금리인상이 원인
정부 신속 대처, 위기 차단
"타행 확산 가능성은 낮아"

금융 당국이 예금 전액 보호를 발표한 뒤인 13일 오전 샌타클라라의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점 앞에 예금 인출 등을 원하는 고객들이 줄지어 서서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

금융 당국이 예금 전액 보호를 발표한 뒤인 13일 오전 샌타클라라의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점 앞에 예금 인출 등을 원하는 고객들이 줄지어 서서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

지난 일주일간 실버게이트와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SB)이 연이어 파산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관계기사 중앙경제 1면.본국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정책을 고수할 경우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증폭되는 모순적인 상황에 처할 수 있어 이 둘 사이에서 균형잡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시장은 연준이 이번 달 ‘빅스텝(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밟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SVB 파산 이후엔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의미하는 ‘베이비 스텝’을 유지하면서 숨을 고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아졌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SVB의 파산이 자산과 부채의 불일치하면서 파산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베이비스텝도 금리인상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SVB 사태가 은행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가 아니라 관리가 잘못된 특별한 사례라고 진단한 점도 이런 주장에 힘을 보탰다. 아이언사이드 매크로이코노믹스의 배리 냅 매니징 파트너는 “예금자를 온전히 보호하는 조치가 시장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특히 지난주 타격을 입은 은행 주식은 저렴한 만큼 더 높은 상승 여력이 있으며 은행 시스템은 전체적으로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SVB·시그니처은행은
 
1983년 가주에서 설립된 SVB는 실리콘밸리 신생 스타트업의 자금원 역할을 해왔다. 팬데믹 이후 풀린 막대한 자금 유동성이 기술기업들에 몰리면서 SVB의 총예금은 2021년 한해 86% 급증했다. 2021년 말 총자산은 2110억 달러로 지난해 말 기준 은행 순위 16위까지 급성장했다. 2001년 뉴욕주에서 설립된 시그니처은행은 2018년 가상화폐 산업에 적극적으로 발을 들이면서 규모를 급격하게 확장했다. 가상화폐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24시간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은행 측의 자료에 따르면 시그니처은행은 총자산 1103억6000만 달러, 총예금 885억9000만 달러를 보유 중이었다. 두 은행의 특징은 포트폴리오가 한 자산에 치우진 경향이 강했다는 점이다.
 
위기에 빠진 이유
 
연준의 지난 1년간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이 은행 자산의 건전성을 악화시키고 금융권의 불안을 키워 해당 은행들의 파산을 불러왔다는 것 업계의 설명이다. SVB의 경우, 초과 현금을 미국 장기 국채와 주택저당증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기업들이 예치금을 인출하면서 자금 유동성 압박으로 이어졌다. SVB는 보유자산을 매각했지만, 고금리로 국채 가격이 하락(국채 금리 상승)한 만큼 큰 손실로 이어졌다. 이후 대규모 예금 인출(뱅크런) 속에 유상증자 시도마저 실패했고 결국 문을 닫게 됐다.
 
업계 확산 가능성은
 
은행 업계 전면으로는 확산하지는 않을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월가는 SVB처럼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단기간 내 급성장한 은행은 많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2008년과 차이는
 
리먼브라더스 몰락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의 부실이 도화선이 됐고, SVB는 미국 장기국채라는 초우량 안전자산에 투자했으나 급격한 금리 인상의 충격에 따른 재무구조와 자산 건전성 악화가 유동성 위기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상황만으로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 수준만큼 심각하지는 않다는 평가다.  
 
당국 대응은
 
정부는 12일 SVB에 고객이 맡긴 돈을 보험 대상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하고 유동성이 부족한 금융기관에 자금을 대출하기로 했다. 이번 사태가 금융시스템 전체의 위기로 확산하는 것을 조기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난 이런 은행 파산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의회와 금융 당국에 은행 관련 규제를 강화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 영향은
 
일단 시장에선 연준이 오는 21일부터 이틀간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융 시스템 안정이라는 목표에 더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향후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지금껏 금리 인상으로 충격을 받은 다른 미국 은행의 현실까지 고려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따라 연준은 베이비스텝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한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3월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우훈식 기자 woo.hoonsi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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