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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라이트풋 시장의 낙선

박춘호

박춘호

라이트풋 시장이 재선에 실패했다. 지난 28일 치러진 시카고 지방선거에서 라이트풋 시장은 3위에 그쳤다. 폴 발라스 후보와 브랜든 존슨 후보에 밀려 약 17%대의 득표율에 그치면서 결선투표 진출에 실패했다.  
 
발라스 후보가 34%, 존슨 후보가 20%대의 득표율로 라이프풋 시장에 비해 더 많은 표를 얻었다. 결국 최종 개표 결과가 나오기도 전인 28일 저녁 라이트풋 시장은 낙선을 인정했다.  
 
지난 2019년 혜성같이 등장해 시카고 시장 자리에 올랐던 라이트풋 시장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시카고 정치사에 기록될 것이다.  
 
라이트풋 시장은 선출직에 처음 도전, 미국 3대 도시 시카고 시장직에 당선됐다. 이전까지 대형 로펌 변호사로, 시카고 경찰을 조사하는 위원회를 이끄는 위원장으로 활동하다 시장직에 도전했다. 2019년 선거에서 라이트풋이 당선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는 개혁적이라는 이미지 때문이었다. 물론 시카고 시장 최초의 흑인 여성이라는 점도 주목받았다.  
 


당시 14명이 도전한 시장 선거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확보해 결선투표에 나갔는데 상대는 토니 프렉윙클 쿡카운티 의장이었다. 라이트풋의 상대는 기존 시카고 정치인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렸던 인물이었다. 반면 자신은 정치권에 새로 발을 딛은 개혁적이고 참신한 인물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4년간의 임기 기간 동안 라이트풋 시장은 개혁적이라는 이미지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이는 시카고 시의회에서의 시장의 역할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통해 가장 극명하게 도출됐다.  
 
라이트풋 시장은 시의회내 가장 진보적인 성향의 의원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자신의 가장 강력한 후원 그룹이 되어야 할 진보 의원들과 대립하며 시너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 여성 시의원과 시의회장 안에서 마스크를 쓴 채 언성을 높이는 장면은 라이트풋 시장이 의회 내에서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이용되곤 했다.  
 
라이트풋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임기 중 보냈다. 팬데믹 대처도 그랬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팬데믹 기간 중 폭증한 강력사건이었다. 물론 시카고에서만 발생한 일은 아니지만 팬데믹 기간 중 폭증한 살인, 총격사건으로 인해 시카고는 치안 부재 지역이라는 낙인이 굳어졌다. 비록 작년에는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역대 최악 수준으로 떨어진 치안에 대한 불안감은 재선 도전에 악재일 수밖에 없었다.
 
총격사건도 그렇지만 이제는 시 남부나 서부에서만 발생하는 게 아닌 차량 탈취 사건은 시민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아울러 물가 인상과 연동된 재산세 인상으로 대표되는 세금 부담 역시 초선 시장에게는 부담이 컸다고 해야 할 것이다.  

 
라이트풋이 시카고 시장에 당선됐을 때 많은 주민들이 기대했던 것은 기존과는 다른 정치 리더십이 아닐까 싶다. 시카고 시장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데일리 시장과 이매뉴얼 시장이다. 데일리 시장은 자신의 부친이 그랬듯이 이제는 구태가 되어 버린 머신 정치로 대표될 수 있다. 말 그대로 보스 스타일의 정치 리더십이었다. 연방 하원과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두루 거친 이매뉴얼 시장 역시 특유의 강단으로 주민들과 시의원들을 몰아부치는 리더십으로 대표되는 시장이었다.  
 
비록 맞는 정책이라도, 시카고에 꼭 필요한 사안이라도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는 시정이라면 어느 주민이 동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 점에서 시카고 주민들이 라이트풋 시장에게 걸었던 기대는 이런 구태 리더십이 아니였다. 그것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리더가 아니였을까 싶다.  
 
4년이 지난 후 지금 돌아보면 라이트풋 시장은 이런 기대감을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한 면이 크다. 4년간의 짧은 임기를 통해 라이트풋 시장이 내세울 수 있는 결과물이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  
 
이제 결선투표에 진출한 두 명의 시장 후보들에게 거는 시카고 주민들이 기대감 역시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불안한 치안을 어떻게 다잡느냐 하는 것이다. 사실 치안 문제는 하루 이틀에 해결될 만한 사안이 아니기에 보다 근원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문제다.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개선안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두 후보가 어떤 치안 대책을 내놓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시카고 시의회 역시 기존 의원들이 대거 은퇴를 하거나 재선 도전을 포기하면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 새로운 시장과 함께 시정을 어떻게 이끌지도 주목된다. 앞으로의 5주 동안은 시카고의 향후 4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리더십을 맞이할 준비과정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현재 시카고가 직면한 상황을 현실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해 분명한 비전을 갖춘 후보가 주민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지금 시카고에 산적한 문제가 많다.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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