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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폭풍 강타한 LA, 15만 가구 정전

일부 지역 4일째 전기 끊겨
라카냐다 산사태 주택 파손
학생 600명 빅베어서 고립
남가주 내일까지 폭풍 영향

겨울 폭풍이 몰아친 26일 라카냐다 주택가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집 두 채를 덮쳤다. 부상자는 없었지만, 긴급 출동한 소방당국은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출입을 통제했다.  김상진 기자

겨울 폭풍이 몰아친 26일 라카냐다 주택가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집 두 채를 덮쳤다. 부상자는 없었지만, 긴급 출동한 소방당국은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출입을 통제했다. 김상진 기자

34년 만에 남가주를 강타한 최악의 겨울 폭풍으로 수만 가구가 수일째 전기도 없이 생활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LA수도전력국(LADWP)에 따르면 27일 오후까지 약 2만7600가구가 전기 공급이 끊겨 가뜩이나 추운 날씨 속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LADWP는 지난 24일부터 시작된 폭우로 인한 침수와 강풍에 나무 등이 쓰러지면서 전신주가 훼손돼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 약 150만 가구 중 14만7000여 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정전 지역은 한인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파크라브레아부터 행콕파크, 할리우드, 로스펠리즈, 우드랜드힐스, 채츠워스, 밴나이스, 엣워터스빌리지 등으로 LA 전역이다.  
 
파크라브레아의 경우 24일 정전이 발생한 후 12시간 만에 정상화됐으나, 행콕파크 등 일부 지역은 4일째인 27일까지도 복구되지 않은 상태다.
 
우드랜드힐스 인근 타자나 지역의 경우 강풍으로 큰 나무가 쓰러지면서 전신주를 건드려 정전이 발생했으나 신고가 접수된 지 3일이 지나도록 복구작업은 시작도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LADWP는 이에 대해 복구반을 24시간 가동해 작업하고 있으나 정전 발생 지역이 800곳이 넘어 시스템을 정상화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 1명은 지난 25일 샌퍼낸도 밸리 지역에서 전력 복구 작업을 하던 중 감전사고를 당해 병원에 이송돼 치료받고 있으나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
 
오렌지카운티와 샌버나디노, LA카운티 일부를 커버하는 남가주 에디슨사도 이날 현재까지 60여 곳에 발생한 정전으로 약 3000여 가구가 암흑에서 지내고 있다.
 
정전 사태 외에도 산사태로 인한 피해와 폭설로 인한 고립도 줄줄이 보고되고 있다.  
 
라카냐다 플린트릿지의 경우 26일 오후 4시쯤 산사태가 발생해 산 아래 있던 3가구가 강제 대피했다.  LA카운티 소방국에 따르면 해당 주택들은 산 위쪽에서 40피트 규모의 진흙이 뒷마당 쪽으로 쏟아져 내려 지붕이 내려앉고 가옥 일부가 파묻히는 등 피해를 입었다. 라카냐다 플린트릿지에 지난 주말 동안 내린 강우량은 9인치가 넘는다.
 
레이크 애로헤드, 빅베어가 있는 샌버나디노 카운티 지역의 경우 60인치가 넘게 내린 폭설로 도로가 폐쇄되면서 고립되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캘리포니아 교통국(Caltrans)은 지난 24일부터 레이크 애로헤드로 가는 18번 도로를 차단한 상태다.
 
지난 21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빅베어 인근에서 진행한 사이언스 캠프에 참가했던 어바인 통합교육구 소속 초등학생과 중학생 600명은 당초 24일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폭설로 발이 묶였다가 27일 겨우 돌아왔다. 이들은 캠프가 열린 러닝스 스프링스의 팔리 아웃도어교육센터와 크레스트라인 사우전드파인스캠프에 머물며 날씨가 풀리길 기다려왔다.  
 
어바인 교육구는 27일 “학생들을 태운 학교 버스가 가주고속도로순찰대(CHP)의 안내를 받아 무사히 도착했다”고 알렸다.
 
빅베어 인근에 거주하는 시니어 등 일부 지역 주민들도 내달 1일까지 이 지역에 폭설이 내린다는 국립기상청(NWS)의 예보에 난방이나 식량 구매 등을 우려하고 있다.
 
교통국은 “현재 고립된 주민들을 위해 식료품과 기타 물품을 실은 트랙터 트레일러들이 응급 차량의 도움을 받아 레이크 애로우헤드와 빅베어 지역으로 이동했다”며 “힘들겠지만 가능한 주민들은 이동을 자제하고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LA카운티 보건 당국은 내일(3월 1일)까지 겨울 폭풍으로 폭우가 계속 쏟아지면 물속에 박테리아나 화학물질, 쓰레기나 기타 잔해 등이 배수관을 통해 개울 또는 강, 바다에 흘러 들어가 위험할 수 있다며 입수를 금지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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