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들 자신의 부고 미리 쓴다
전기 전문 작가 고용하거나
온라인 워크숍 수강하기도
전국 은퇴자협회에 따르면, 베이비부머들은 자신들의 부고 기사 내용을 미리 준비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자신이 믿을 수 있는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 사망 원인, 유족 및 기부금을 보낼 곳과 같은 정보를 미리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자신의 방식으로 들려줄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여기고 있다.
이런 일은 영화에서 뿐 아니라 이전에도 있었다. 1974년 2월8일자 동아일보에는 80세로 닷새전에 타계한 언론인 진학문씨가 미리 작성한 부음광고가 실렸다. 2007년 1월18일자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에는 인기 칼럼니스트가 자신의 사망소식을 전하는 동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자신의 부고나 유언을 미리 써놓는 사람이 늘었다. 일본의 다큐 영화 '엔딩노트'는 딸이 죽음을 앞둔 아버지의 모습을 카메라로 기록한 작품이다. 위암 말기를 선고 받은 아버지는 '죽음을 준비하는 것을 일생일대의 프로젝트'로 담담히 받아들였다. 시애틀 타임스 부고 광고에도 작가인 제인 로터가 미리 준비한 부고를 싣기도 했다.
애틀랜타 거주하며 부고 전문 웹사이트를 운영중인 수잔 소퍼씨는 점점 더 많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자신의 타계 소식을 자신이 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베이비 붐 세대는 부고 통제권을 갖고 싶어한다"며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원하는 방식대로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려진 베이비부머의 셀프 부고 작성 방법은 다양하다.
첫째, 북가주의 베이비 부머들은 성인교육워크숍을 통해 부고기사 전문작가에게 1인당 25달러의 수업료를 내고 배운다. 스토리 서클 네트워크에서는 온라인 수업 비용으로 120달러를 받고 있다. 또한 부고 작성 수업을 개인이 수강하려면 신문기자 출신들로 구성된 부고 작가협회(Society of Professional Obituary Writers)에 연락할 수 있다.
둘째, 위 영화같이 작가를 고용할 수 있다. 작가의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미국에는 엄연히 부고 전문 작가가 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기자 출신인 캐서린 블러섬 로리 같은 사람은 유명한 작가다. 이들은 맞춤형 부고를 작성해 준다. 일반적으로 대개 시간당 125달러를 청구한다.
셋째, 부고용 기사 키트가 있다. 부고 기사를 작성하지 않고 그 키트의 질문에 답변을 하면 초안을 작성할 수 있다. 이것을 근거로 나중에 가족들이 부고 광고를 신문에 낼 수 있다.
넷째, 부고용 템플릿이 있다. 역시 부고 기사를 작성하지 않지만 웹사이트에서 제공되는 빈칸을 채우면 된다. 장례식 비용을 선불로 지불하는 장의사에서 제공하기도 한다.
다섯째, 온라인 기념관을 만들 수 있다. 팬데믹 때 특히 시작됐는데 멀티미디어를 이용할 수 있으며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추도식도 진행할 수 있다.
여섯째, 페이스북에서 가상 추모 촛불을 켤 수 있는 추모 페이지를 열 수 있다.
일곱째, 일반인들의 눈에 띄는 일생을 살았다면, 신문 기자들의 관심을 끌 수도 있다.
다음은 자신의 회고록을 만드는 손쉽게 만드는 방법이다.
첫째, 첫번째 챕터는 중년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가장 재미없는 작법이 시간순으로 쓴다며 태어난 순간부터 일어난 일을 순서대로 채우는 것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부터 쓰는 것이 쓰는 사람도 쉽고 보는 사람도 좋다.
둘째, 글을 통해 단순히 주장하지 말고 독자들이 결론에 도달하도록 안내하는 스타일로 작성해야 한다.
셋째, 자신의 삶에 대해 글을 쓰더라도 연구와 개발을 통해 삶에 대한 설명을 풍부하게 하라. 자신이 쓰고 있는 시대의 신문을 뒤져 기억을 되살리라. 다른 가족들에게 그들의 기억을 물어보라. 사람들은 사물을 다르게 기억할 수 있지만 그것조차도 자신의 버전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전에 살던 곳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서 직접 찾아가 보는 것도 좋다.
넷째, 진실을 말해야 한다. 영웅이나 악당이 되려고 하지 말라. 자신을 완벽하거나 완벽하게 끔찍하다고 묘사하는 이야기는 실제 사람에 대한 정직하고 미묘한 이야기만큼 흥미롭지 않다.
다섯째,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확신이 없어도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30분, 1시간, 할 수 있는 만큼 시간을 규칙적으로 정해놓고 일처럼 시도하라.
장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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