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대낮 주차장서 1만5천불 차량털이 피해
식자재 도매 마켓에서 도난
매장 간 새 창문 깨고 훔쳐가
차 물건 절도 기승, 주의 필요
LA에서 동쪽으로 80마일 떨어진 뷰몬트(Beaumont) 지역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업주 재스민 박씨는 지난 21일 오후 4시쯤 평소처럼 식자재를 사기 위해 샌버나디노카운티 콜턴 지역에 있는 레스토랑 디포에 들렀다.
하지만 매장에 들어선 지 30분 정도 지났을 때 박씨는 본인의 차량과 같은 렉서스가 도난 피해를 보았다는 안내 방송을 듣게 됐다. 불안한 심경으로 밖으로 나선 박씨는 운전석 뒷좌석 창문이 깨져있는 본인의 차량을 발견했다.
박씨가 차 안을 확인했을 때는 이미 조수석에 둔 그의 가방과 신분증, 중요한 서류들이 모조리 사라진 뒤였다. 특히 사라진 가방 안에는 그날 은행에 입금하려고 현금 1만5000달러를 넣어둔 상태였다. 그는 “매주 가는 마켓인데 이런 피해를 볼 줄 몰랐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마켓 입구 근처에 세웠는데 전혀 소용이 없었다”고 당혹스러운 심경을 전했다.
문제는 범인 수색에 단서가 될 수 있는 CCTV마저 주변에 없었다는 것이다.
박씨는 “마켓에 경비원도 없었고 CCTV는 물건을 내리고 싣는 쪽에 1대뿐이어서 용의자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했다”며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박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무런 단서가 없어 범인을 잡기 어려운 실정이다. 더구나 박씨가 피해를 본 당일 오전에도 해당 마켓에서 비슷한 피해가 있었지만, 후속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박씨는 토로했다.
박씨는 “같은 날 다른 렉서스 차주도 차량이 털리는 피해를 봤는데 다행히 차 안에 금품이 없었다고 전해 들었다”며 “한인 식당 업주들도 많이 이용하는 곳인데 이렇게 보안이 허술한 것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 다른 분들도 주의를 기울여 이와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근 LA시에서는 이와 같은 차량털이나 ‘차량 내 절도(theft from vehicle)’가 빈번히 발생해 한인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LA경찰국(LAPD) 범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LA에서 발생한 차량털이 및 차량 내 절도는 총 3만2054건으로, 전년도인 2021년(2만9206건)보다 약 10%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LA다운타운 등이 속한 센트럴 경찰서가 3712건으로 가장 많았고, LA한인타운이 포함된 올림픽 경찰서는 1624건을 기록해 전체 21곳 경찰서 중 6위로 상위권에 속했다.
항목별로는 차량털이가 1만4260건으로 과반수(55%)를 차지했고, 피해 금액이 950달러를 초과하는 차량 내 절도가 1만38건, 950달러 이하가 7756건으로 뒤를 이었다.
또한 장소 중에서는 거리(street)에서 1만5433건이 발생해 피해가 가장 컸고, 주차장에서도 6259건이 집계돼 두 번째로 피해가 큰 곳이었다.
차량 관련 매체 ‘아워오토엑스퍼트’에 따르면 전문 절도범의 경우 스크루 드라이버로 창문을 깨는 데 불과 7초밖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업주들의 경우 현금을 들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한인 등 아시아계는 현금을 많이 소지한다는 인식이 있어 이와 같은 범죄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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