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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행복의 삼단논법

오래전에 시카고 대학의 심리학자인 존 카시오포 교수와 또 다른 학자 두 분이 아주 재미있는 이론을 펼쳤다. 그들이 연구를 통해 소개한 것은 ‘행복하고 싶다면, 행복한 사람 옆으로 가라’는 내용이었다. 행복도 질병처럼 전염되는 것이라는 게 이유다. 이 내용은 이미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것이지만 곰곰 생각해보니 새삼 마음에 와 닿는 말이었다.  
 
이론의 명제(命題)는 우리의 ‘행복’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건 무엇일까였다.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의 말을 빌리면, 답은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이었다. 누가 옆에 있느냐에 따라서 사람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옛말 가운데 근묵자흑(近墨者黑, 까만데 있으면 까맣게) 또는 근주자적(近朱者赤, 붉은 것 옆에 있으면 너도 붉게 된다)이나,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의 가르침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재미있는 것은 ‘내 친구가 행복하게 되면 내가 행복해질 가능성이 약 15% 증가하고 내 친구의 친구가 행복하게 되면 내가 행복해질 가능성이 약 10% 증가한다. 또 내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행복하게 되면 내가 행복해질 가능성이 약 6% 증가한다’ 는 것이다. 이렇게 네 단계쯤 지나야 비로소 주변의 영향력이 희석된다고 한다.  
 
반면, ‘전혀 행복을 못 느끼는 부류’들도 꽤 많이 눈에 띄는데, 이를 샘플조사로 분석하면 이유는 간단했다. 주변에 매사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그만큼 주변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 세상 패턴이 달라진다는 얘기였다.
 


지금 우리는 ‘연결’의 시대에 살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망 덕에 지구 반대편 사람과도 쉽게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연결되어 있다고 믿을 뿐 사실은 접촉에 불과한 것도 많다.  
 
그러면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 결국 내가 행복한 사람 옆에 있는 것이다. 좋은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을 늘리는 것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내가 긍정적이고 행복하면 내 친구가 행복해질 것이고, 내 친구의 친구가 또 행복해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행복하면 나에게도 좋지만, 아울러 내가 그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행복을 전염시키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 내가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은 나한테 좋은 것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일이 된다는 삼단논법이 가능하다. 매사 행복은 마음먹기에 따라서, 또는 어떤 이웃과 함께하느냐에 따라서 얻거나 잃을 것이다.  
 
어느 연구에서 남성과 여성을 마주 앉게 하고 2분 동안 서로의 눈을 바라보게 하는 실험을 했다. 그 짧은 시간의 눈 맞춤만으로도 피실험자들은 서로에 대한 깊은 연결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것은 영혼의 현을 울리는, 혼자이면서 혼자가 아님을 느끼게 하는 본질적인 접촉이기 때문이다. 그중에는 일 년 뒤 결혼한 커플도 있다고 한다.  
 
우리 시대의 문제는 쉼 없는 접촉에도 불구 진정한 연결은 잃어버리는 데 있다.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단순한 연결이 서로의 삶을 지탱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봄의 문턱에 들어서며 우리들의 행복도 익은 실과처럼 튼실해졌으면 좋겠다. 늘 서로 돕고 웃음이 끊어지지 않는 사회, 그런 이웃들이 함께하는 계절이 되었으면 한다. 

손용상 / 소설가·한솔문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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