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마당] 기적
기적은 기적 그 자체보다도 기적이 일어났음을 믿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사전에서 기적의 의미를 찾아보았더니 ‘과학의 원리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을 기적이라고 한다고 되어 있다.나는 초등학교에 다닐 때 고전소설 ‘심청전’의 내용 중 공양미 삼백석에 팔려 인당수에 빠졌던 심청이가 다시 살아났다는 기적을 믿었다. 지금은 그 기적을 믿기가 좀 거북스럽지만….
서양의 전설에도 죽었던 사람이 기적적으로 다시 살아났다는 이야기들이 있다. 놀라운 것은 많은 사람이 이 기적을 믿는다는 것이다. 기적은 기적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적이 일어났음을 믿는 것이 더 중요한 것임을 알려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기적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흔히들 사람이 일생 벼락에 맞을 확률은 수십만분의 1이라고 한다. 그리고 파워볼이나 메가밀리언스 로토 상금이 많이 오르면 꼭 함께 나오는 얘기가 잭팟에 당첨될 확률이다. 잭팟 당첨금이 많이 높아지면 이 확률은 수억분의 1까지도 낮아진다.
확률은 그것이 아무리 낮다고 해도 수학적으로는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자연적으로나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즉, 내가 수십만번 다시 태어나서 산다고 하면 한 번쯤은 벼락에 맞을 수도 있고, 로토 티켓을 수억장 구입한다면 잭팟에 당첨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연현상이나 과학현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아무리 그것이 수억 년에 한 번씩 일어나는 일이라고 해도 반드시 다시 일어난다는 것이다. 즉, 역사와 우주 만물은 되풀이되는 것이다.
나는 LA에 살고 있고 아내는 서울에 살고 있다. 며칠 전 아내와 통화를 했다. 아내는 봄이 되면 LA로 오겠다고 한다. 기적은 아닐지 모르지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려고 하는 것이다. 나도 기적을 믿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효원·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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