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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잊고 있었던 지진에 대비하자

지난 6일, 규모 7.8과 7.5의 두 차례 강진이 발생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수만 명이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있다. 비극이 현장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안타까움과 함께 인간의 끈질긴 생명력을 깨닫게 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눈시울을 붉게 만드는 소식이 시리아 북부 5층짜리 아파트의 잔해 속에서 산모에 탯줄로 연결된 채 가쁜 숨을 몰아쉬던 아이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참사 발생 10여 시간이 흘러 산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튀르키예서는 무너진 아파트에서 18개월 된 여자아이가 어머니와 함께 56시간 만에 구조됐다. 아기는 임신한 어머니의 모유 수유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9일 현재 사망자 수가 1만7100명을 넘어섰다. 현지 전문가들은 튀르키예서만 최대 20만 명의 시민들이 여전히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느 기자는 현장의 모습이 마치 지구 최후의 날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한다. 지진으로 도로가 파괴된 데다가 폭설 등 악천후도 겹쳐 구조와 구호 작업이 늦어지고 있으며, 추위로 잔해에 갇힌 생존자 숫자가 점점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대지진은 자연재해 중 최악이다. 튀르키예는 아랍·아프리카 대륙판과 유라시아 대륙판이 충돌하는 지점에 있어 지진이 잦은 나라이지만 이번 지진은 이례적으로 강력했다. 규모가 7.8로, 1939년 대지진으로 약 3만 명이 숨져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으로 기록된 지진과 같은 위력이었다.
 
LA 지역의 단층도 취약한 지진대로 ‘빅원’에 대한 우려가 확인됐다. 남가주 지진센터(SCEC)는 ‘가주내 수백여 개의 단층 중 LA 아래를 지나는 샌안드레아 단층이 가장 활발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또 앞으로 30년 안에 남가주에 규모 6.7의 지진이 올 확률이 99%에 달한다고 밝혔다. SCEC는 ‘빅원’ 예상의 근거로 샌안드레아 단층에서 ‘150년 주기’로 발생해온 대지진의 분석결과를 제시했다.
 


지난 해 10월 LA타임스는 남가주 지역의 새로운 지진대에서 최고 규모 7.8의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기존의 예상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빅원’ 위험도가 높은 지진대는 LA 카운티 해안을 따라 형성된 팔로스 버디스 단층으로, 그동안 알려져 온 샌안드레아스 단층과 맞먹는 파괴력을 갖고 있다는 하버드대 연구팀의 보고서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단층이 지진을 일으킬 경우 LA와 롱비치 등 인구가 밀집된 도심 지역들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쳐 매우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를 강타한 대지진이 잠시 멀어졌던 지진에 대한 경각심을 새롭게 가져다주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지난 1994년 발생한 노스리지 지진 이후 한동안 지진대비에 대한 교육이 활발했지만, 요즘 들어 무관심한 것이 사실이다.
 
지진은 언제, 어디에, 어떻게 찾아올지 모른다. 집이나 일터, 운전 중 등 어디에 있을 때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최소 72시간 동안 버틸 수 있는 여러 준비품목을 설정해 구비하고, 특히 IT 시대에 필요한 것은 물론, 헤어진 가족과 재회할 수 있는 특정 장소도 정해 두어야 한다. 비상의료품을 비롯해 생존에 필요한 물품과 도구들을 숙지하고 오늘부터라도 부족한 품목을 비치해야 한다. 언제 닥칠지 모를 지진, 유비무환이 제일이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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