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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한인사회 공공자산 지키려면

김동필 논설실장

김동필 논설실장

LA한인타운에는 한인사회의 공공자산 두 가지가 있다. LA한인회관과 남가주 한국학원 건물이 그것이다. 두 건물이 공공자산인 이유는 한인들의 성금과 한국 정부의 지원으로 매입했기 때문이다. 한인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공간이라는 공감대가 출발점이었다.  
 
하지만 두 건물의 역사는 순탄치가 않았다. 엉뚱한 이유로 분란의 대상이 되면서 한인사회의 자랑거리가 액물로 전락하기도 했다. 분란은 이들 공공자산의 관리 업무를 위임받았던 사람들의 욕심이 원인이었다.      
 
 수년 전 한미동포재단이라는 단체가 뉴스의 초점이 됐다. 장기간의 이사회 내분 탓이다. 이유는 공금 사용 문제부터 신임이사 선출, 건물 소유권 이전 문제, 이사장 임기 등 그야말로 다양했다. 바람 잘 날 없는 다툼으로 이사회는 분열됐고 당연히 업무는 마비됐다.  
 
언론이 이 단체 이사회 내분에 특히 주목했던 이유는 LA한인회관 건물 관리를 맡고 있어서였다. 해결을 위해  LA총영사관과 LA한인회도 나섰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수년간 지속한 내분은 스스로 봉합하지 못하고 검찰과 법원이 나서면서 겨우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각종 소송도 꼬리를 물었고 많은 재단 공금이 낭비됐다. 이사들 간 감정의 골도 깊어질 대로 깊어진 다음이었다.  
 
한미동포재단은 1970년대 LA한인회관 건물을 매입하면서 만들어진 단체다. 누군가 마음대로 건물을 매각하는 것을 막자는 의도였다고 한다. 투명한 관리를 위한 안전장치 역할을 기대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단체가 오랜 내분으로 비난의 대상이 됐다. 당시 이사회 구성원들은 개인적 욕심 탓에 단체의 설립 목적을 망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LA한인사회 이미지에도 먹칠을 했다.    
 
남가주 한국학원도 홍역을 치르긴 마찬가지다. 남가주 한국학원은 2세들의 한글과 뿌리 교육을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산하에 12개 주말 한글학교가 있고  한때는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까지 운영할 정도로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운영 부실로 중고교와 초등학교가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위기를 맞았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이사회의 역량 부족도 그중 하나였다. 학원의 미래를 설계할 만한 전문성을 갖춘 이사가 없었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사회 개혁 요구가 커졌지만 기존 이사들은 완강히 버텼다. 그러다 결국 폐교된 초등학교 건물의 임대 문제로 갈등이 표면화됐다. 지루하게 이어지던 이 내분도 결국 검찰이 개입하고 나서야 마무리가 될 수 있었다.    
 
사실 이사회가 내분을 겪었던 한인단체는 한둘이 아니다. 그런데 동포재단과 한국학원 이사회의 내분은 유독 치열하게 장기간 진행됐다. 지금이라도 당사자들의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두 이사회의 내부 갈등이 발전을 위한 진통이었다면 비난 대신 격려를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외부에 비친 모습은 개인적 욕심과 감정싸움에 지나지 않았다. 그 다툼의 기간에 LA한인회관과 남가주 한국학원은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수십 년째 똑같은 모습의 LA한인회관 건물 모습과 계속 감소하는 주말학글학교의 학생 수가 그 결과다.  
 
 한인사회에 또 다른 공공자산들이 생긴다.  
 
얼마 전 한국 국가보훈처가 매입한 LA 흥사단 옛 본부건물(단소)과 아직도 추진 중이긴 하지만 한미박물관이다. 흥사단 단소 매입 자금은 100% 한국 정부가 투자한 것이지만 보존은 한인사회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미박물관 역시 후세들에게 한인 이민역사를 전할 중요한 공간이다.
 
따라서 새로 생기는 공공자산의 운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사람들은 과거의 이사들과는 다른 모습이어야 한다. 개인적 욕심이나 명예욕 대신 맡은 일에 대한 사명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인사회의 공공자산은 특정 개인이나 단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후세들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유산이기 때문이다. 

김동필 /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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