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시카고 '구름문' 본 딴 조형물 등장
‘구름문’ 작가 카푸어가 제작
UPI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뉴욕 맨해튼의 57층짜리 고급 주상복합빌딩 '56 레너드 스트리트'(일명 젠가빌딩) 입구에 시카고 구름문을 닮은 대형 물방울 모양의 스테인리스스틸 조형물이 설치 완료됐다.
건물 2층 돌출부 아래에 끼워 넣은 듯 놓인 길이 48ft, 높이 19ft의 이 조형물은 거울처럼 반사되는 스테인리스스틸 단일 소재, 타원형의 모양 등이 시카고 도심 공원 밀레니엄 파크의 아이콘 '구름문'과 닮았다.
다만 크기가 시카고 구름문(길이 66ft, 높이 33ft)에 비해 작고 모양도 사뭇 다르다. 무게도 시카고 구름문(110톤)의 절반이 되지 않는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이 조형물은 시카고 구름문을 만든 '현대미술의 거장' 아니쉬 카푸어(68)가 제작했다.
800만~1천만 달러로 추산되는 제작비는 빌딩 개발업체 측이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젠가빌딩에 직접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도 출신 영국 작가 카푸어는 2019년 2월부터 작업을 시작했으나 영국의 지원팀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미국에 올 수 없어 완공이 미뤄졌다.
UPI 통신은 이 조형물을 시카고 구름문의 "찌부러진 버전"(squashed version)이라고 칭하며 사람들은 차츰 '반쪽콩'(Half Bean), '미니빈'(Mini Bean) 등으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공식 명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카푸어는 올봄 작품명 공개 행사를 열 예정이다.
카푸어는 "도시는 열광적이고 빠르고 거세며 수많은 건물과 콘크리트, 소음으로 가득 차있다"면서 "내 작품은 스테인리스스틸로 만들어졌지만 부드러우면서 시시각각 변화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울은 우리를 멈추게 하고 빨아들이고 끌어당겨 시간을 방해하고 어쩌면 시간의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면서 "새로운 무형의 공간을 창조하는 소재"라고 부연했다.
한편 시카고 구름문은 2004년 제작 완료돼 2006년 밀레니엄 파크에 설치됐다. 카푸어는 액체 수은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작품은 시카고 도심의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이 담기도록 설계됐으며 하단에 사람들이 걸어 들어갈 수 있는 거울 터널까지 파여 있어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 있는 놀이터이자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 잡았다.
시카고 시 문화당국은 구름문의 연간 방문객 수가 2천만 명에 달한다며 "미 중서부에서 가장 인기있는 명소이자 전국적으로 7번째 인기 많은 명소"라고 전했다.
2015년에는 중국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의 유전지역이자 관광도시인 커라마이(克拉瑪依)에 시카고 구름문을 그대로 본딴 스테인리스스틸 조형물이 설치돼 '짝퉁' 논란을 빚기도 했다.
Kevin Rho 기자•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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