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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한 무인기에 대한 대응 괜찮은가

지난해 12월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한국 영공을 침투해 그중 1대가 서울 상공을 정찰하고 유유히 돌아간 사건의 충격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다. 당시 우리 군은 무인기를 제대로 요격도, 격추도 하지 못했고 KA-1 경공격기가 비상 출동 와중에 추락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졌다. 너무 창피한 광경이다.  
 
용산 대통령실 반경 3.7㎞ 비행금지구역까지 들어왔을 정도인데. 우리 군은 적기를 놓쳤다. 도대체 북한의 무인기 기술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세계 6위 군사력으로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을까. 북한 무인기 대응 과정에서 우리 군이 보여준 안이함과 무책임한 행태가 매우 불안하고 걱정스럽다는 국민의 목소리가 크다
 
무인기란 사람이 탑승하지 않고 조종할 수 있는 항공기로서 본래 대공 사격훈련을 위해 공중 표적용으로 처음 만들어졌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1935년 영국이 개발한 ‘DH-82 퀸비(Queenbee)’가 최초의 무인기다. 조종사 대신 폭약을 싣고 목표물을 들이받는 방식의 자폭기였다.  
 
현대전에서 무인기의 중요성이 커지자 세계 각국이 무인기 개발에 나섰다. 특히 1988년 우리 국방부가 정찰용 무인기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자 북한은 신속하게 중국제 정찰용 무인기를 먼저 도입했다  
 


미국의 시초는 1940년대 퀸비(Queenbee)를 모방한 ‘드론(Drone)’의 개발 성공이다. 무인기 이름은 이렇게 여왕벌(Queenbee)에서 수벌(Drone)로 바뀌었다. 드론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에는 1935년 윌리엄 스탠리 미국 해군 참모총장이 영국을 방문해 퀸비를 이용한 훈련 현장을 견학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때 이름을 드론으로 붙였는데, 당시 영국 왕위 계승 서열 1위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방인 영국의 상징이 여왕이 될 가능성이 높으니 여왕이라는 이름의 표적에 사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생각에서였다고 전한다.  
 
무인기는 원격조종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람을 대신해 적 후방 정찰과 같은 위험한 임무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정찰용 무인기는 베트남전쟁에서 눈부시게 활약했다. 베트남전에서 미 공군 제100전략정찰사령부는 정찰용 UAV를 적진으로 투입해 554대를 상실했다. 554명의 아군조종사 목숨을 살린 셈이다. 물론 유인기 정찰에서 얻은 성과만은 못했지만 말이다.  
 
돌이켜보면 전 정권에서 9·19 남북군사합의를 실행하면서 GP를 폐쇄하는 바람에 무인기 탐지에 유효할 수 있는 청음초를 철거해 버렸다. 북한과의 평화 분위기에 젖어 무인기 요격을 위한 훈련이 지난 정권에서는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 2차대전 당시 레이다가 발달되지 않은 일본군의 고사포부대에 적기탐지용 청음기가 등장한 적이 있었다. 탐지는 가능했으나 요격에는 미치지 못했던 일본군 방공부대의 역사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무인기 위협이 핵과 같은 군사적 위협보다는 테러의 성격을 띠는 위협이라고 설명한다. 아무튼 적의 도발에 비례 대응하는 것은 안보 주권인 자위권과 관련된 문제다 북 도발에 대한 자위권 차원의 상응 조치에 대해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정치인들이 따지는 것 자체가 북한을 대변하는 이적 행위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 군의 훈련 부족과 대비태세 약화가 최근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 사태를 불러일으켰다.  훈련하지 않는 군대는 유사시 국가와 국민을 지킬 수 없다.  
 
지난 정부는 ‘군사력이 아니라 대화로 나라를 지킨다’며 북한 입맛에 따라 각종 훈련을 대폭 축소해 컴퓨터 게임으로 만들었다. 이번 무인기 사태는 우리 군의 훈련 부족 실상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실질적 훈련을 통해 해이해진 군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할 것이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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