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값 폭등에 닭 사육 가정 증가, 현실은…사료값만 월 30불 "차라리 사 먹는 게 싸"
사육용품 판매 2배 이상 늘어
한인들도 직접 키우기 시도
품 많이 들고 수익 쉽지 않아
# 풀러턴에 사는 K씨는 계란값 폭등으로 닭을 키워보자 결심하고 인근 농장에 가서 병아리 10마리를 샀다. 하지만, 비용도 많이 들고 신경 쓸 것도 많아 몇 주 만에 그만뒀다. 그는 “매일 병아리 똥 치우는 일을 하지 않아서 좋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금계란 사태에 닭을 직접 사육하고 있는 집이 늘고 있다. 하지만, 기대만큼 수익성이 좋지 않아 포기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조류독감 등으로 인한 공급량 부족에 일부 마켓의 경우 12개들이 계란 한 판이 9.73달러에 팔리는 실정이다.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계란 가격이 전년 대비 60%나 뛰었다.
계란값 폭등으로 닭을 직접 키워 보려는 한인 가정이 꽤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수익률이 높지 않고 신경 쓸 것도 많아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또한, 추운 겨울이면 계란 생산량이 급감한다는 점도 문제다.
LA 주택에서 닭을 키웠던 한인 A씨는 “현재 6마리의 닭을 키우고 있는데 유달리 추운 겨울 날씨 때문에 한 달에 약 24개 정도 계란을 낳고 있다. 닭 사료 가격으로 한 달에 30달러 정도를 사용하고 있어 차라리 마켓에서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할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또 “어린 병아리를 구매해 알을 낳기까지 수개월이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어 대량으로 하지 않으면 수지타산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한인은 “병아리 10마리를 산 후 사료, 닭장, 온열 램프 등에 750달러 정도를 사용했지만 단 하나의 계란도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생각보다 일이 아주 많다. 추운 아침 사료와 물을 주기 위해 나가야 하는 수고뿐 아니라, 너구리 등 동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여러 시간을 지켜야 할 때도 있다. 닭똥 치우는 것도 계획에 없던 큰 고통”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1월 31일자 보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닭을 기르는 집이 증가하면서 관련 상품 판매 업체의 매출도 덩달아 크게 느는 추세다.
농수산물 판매업체 트랙터 서플라이는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소비자에게 직접 병아리와 닭을 팔고 있는 퓨얼리폴트리 역시 회원 수가 29% 늘었고 판매량 역시 전년 대비 28% 불어났다.
축산농장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가장 수요가 많은 게 바로 병아리”라며 “1마리당 5달러에 팔아도 작년보다 2배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가주는 도시마다 닭을 키우는 것에 대한 자체 규정을 가지고 있어서 함부로 키우면 안 된다. LA 지역은 대체로 뒤뜰에서 닭을 키우는 것을 허용하지만, 이웃과 최소 35피트 이상은 떨어져야 하며, 닭울음 소리 때문에 수탉의 경우 100피트 이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양재영 기자 yang.jaeyou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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