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짧은 인생 쫄깃하게 살기
‘재미 있다’는 감정이 즐거운 상태를 말한다. 무슨 일을 할 때 편안함, 기쁨, 만족, 짜릿함이 솟구치고 흐뭇하면 행복해진다. 인간은 행복해지기를 원하지만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감정이 무디게 되고 욕망과 탐욕, 물질과 권력의 늪에 빠져 뒤죽박죽 헝클어진 일상을 반복한다. 탐욕을 버리면 사는 게 가벼워진다. 어깨가 덜 무겁다. 짧은 인생을 짜릿하게, 쫄깃하고 맛있게 사는 건 선택이다.
자고 나면 치솟는 먹거리 물가로 한숨이 깊은데도 올 겨울 가장 많이 찾는 간식으로 붕어빵이 등극했다. 어묵과 호떡, 군고구마가 그 다음 순위다.
붕어빵도 진화를 거듭, 치즈붕어방, 흑임자크림빵, 대왕붕어빵, 황금잉어빵, 곰곰단팥붕어방 등 가지가지다. 따근따끈 김이 모락모락 나는 붕어빵을 먹던 어린 시절은 행복했다. 바싹하고 쫄깃쫄깃한 붕어 배속에 들어 있던, 달짝지근하게 입안을 감돌던 앙꼬맛! 앙꼬는 외래어로 우리말로는 ‘팟소’라 부르는데 나는 여태 ‘앙꼬’라는 추억의 단어에 애착이 간다. 고향 떠나 멀리 타국을 헤매여도 붕어빵의 쫄깃하고 달콤한 추억은 세월을 거슬러 흐른다.
가장 좋아하는 것, 정말 하고 싶은 일에 매달리면 사는 게 행복해진다. 소소한 작은 일도 부단히 노력하면 생의 방향이 바뀐다. 씨앗 뿌리지 않고 거두는 수확은 없다.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실망하지 말자. 아무런 목표도 목적도 없이 태어났다. 목표는 수정하고 다시 세우면 된다. 죽는 날까지 지우고 반복하다 죽는다.
사랑하는 사람으로 주변에 울타리를 만들자. 너무 크지도, 화려하지 않게, 좋아하는 사람들이 언제든지 넘어올 수 있게 담장은 낮게 만들자. 달콤한 유혹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랑 말고, 소소한 말에 귀 기울이고 미소 짓는 사람 몇 명만 있으면 쫄깃하고 단맛 나게 살 수 있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못 가진 것에 대한 욕망으로 가진 것을 망치지 마라. 지금 당신이 가진 것 역시 한때는 바라기만 했던 것 중에 하나였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현재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인생의 열쇠를 찾으란 뜻이다. 자신에게 ‘올인’하라. ‘내’가 없으면 아무 것도 없다. 지구가 공전을 멈춘다 해도 존재하지 않는 것들은 의미를 깨닫지 못한다.
외롭다는 것은 사람이 그립다는 말이다. 가슴이 외로움으로 흔들릴 때는 일기를 쓰면 된다. 미사여구가 아닌 가슴이 흘리는 눈물 몇 방울 적으면 된다.
태양도 바람도 눈물 흘린다. 불타올라도 언젠가는 지고 슬프기는 마찬가지다. 혼자 있어도 같이 있어도 외롭다. 기뻤던 날들, 아름답고 사랑한 시간들을 떠올리며 추억의 강에 배를 띄운다. (Q7 Editions 대표, 작가)
이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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