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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중력

중력 
 
박종진

박종진

기본적인 힘 중 우리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중력과 전자기력이다. 모든 물체는 땅으로 떨어진다. 지구의 중력이 잡아당겨서 그렇다. 자석은 쇠붙이를 끌어당긴다. 바로 전자기력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력과 전자기력 중 어느 것이 더 셀까? 땅바닥의 못에 자석을 가까이 대면 바로 올라붙는다. 중력에 의해서 지구에 붙어있는 못을 작은 자석이 끌어당기는 것으로 봐서 전자기력이 중력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약한 중력을 이기고 우주 공간으로 날아오르기 위해서는 초속 11km를 넘는, 좀 더 실감 나게 표현하자면 소리보다 34배나 빠른 어마어마한 탈출속도가 필요하다.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인간은 지구 환경에 맞게 진화했다. 그래서 지구가 우리를 끌어당기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지구의 중력이 없다면 이 땅의 모든 물체는 허공으로 날아갈 것이다. 심지어는 하늘에 떠 있는 달도 지구 인력에 붙잡혀서 지구 주위를 맴돌고 있다.  
 
빅뱅 후 처음으로 나타난 물질인 수소 원자가 중력에 의해 모이고 압축되어 생긴 것이 바로 별이다. 그러므로 별의 탄생도 바로 중력의 소산이다. 그렇게 생긴 별들이 또 서로의 중력에 이끌려서 은하를 이루고 그런 은하가 모여서 우주가 되었다. 태양 표면을 떠난 빛이 1년 걸려서 도달하는 곳을 오르트 구름대라고 한다. 태양의 중력이 거기까지 미친다고 하니 참 대단하다. 처음으로 중력의 존재를 밝힌 사람이 뉴턴이고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해서 중력이 어떻게 일 하는지 알아냈다.
 
지금 우리는 지구라는 이름의 행성에서 살고 있지만, 조만간 지구 바깥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야 한다. 다른 천체로의 이사는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곧 다가올 미래다. 오늘날 지구는 기후 변화, 식량, 물, 자원 부족의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반세기 전에 유럽에 살던 몇몇 선구자가 신대륙으로 목숨을 걸고 이주를 해서 닦은 나라가 바로 지금 세계 최강대국 미국이다.  
 
지금 우리는 비슷한 형편에 처해있다. 현재 이주 제 1순위의 천체는 화성인데 화성을 지구처럼 만들어서 이사하려는 것이다. 화성은 태양에서 지구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고 대기가 없어서 너무 춥다. 우선 화성 표면의 온도를 올려야 한다. 그리고 숨 쉴 공기를 만들어야 한다. 태양에서 내리쬐는 우주선에 피폭되지 않으려면 인공으로 자기장을 만들어 해로운 물질을 걸러내야 한다.  
 
그런 정도는 과학의 힘을 빌려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화성의 중력이다. 화성은 지구보다 작으므로 지구 중력과 비교하면 약 1/3밖에 되지 않는다. 내 몸무게는 180Lbs니까 내가 화성에 가면 70Lbs밖에 나가지 않는다. 그러므로 강한 근육이 필요 없게 된다.  
 
우주에 오래 머물던 우주인들이 지구에 귀환하면 들것에 실려 가는 모습을 종종 본다. 우주의 약한 중력 때문에 다리 근육이 약해져서 스스로 걸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래 어느 날 화성 이주에 성공한 우리 후손들이 겪을 가장 심각한 문제가 바로 중력이다. 세대를 거치면서 그들은 화성의 약한 중력에 적응하고 거기에 맞춰서 진화할 것이다. 무겁던 몸을 지탱할 다리 근육이 약해질 것이고 몸 전체가 약한 중력에 맞춰 변할 것이다.  
 
그렇게 몇 세대가 바뀌면 지구 형제들과 많이 달라진 모습을 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외계인의 모습이 될지도 모른다. (작가)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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