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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나른한 오후

따스한 그늘 아래 실눈 뜨고 있으면
 
온몸이 나른해져 내가 아닌 나
 
하찮은 내가 느껴져서 좋다
 
 
 


공기처럼 가볍고 물방울처럼 촉촉해 ^^ ***
 
비로소 몸이 둥둥 떠다니면서
 
내 목소리가 늘어지는 것 같애
 
이렇게 영혼 없이생각 없이느낌 없이
 
펜 가는 대로 가벼운 필체를 남길 수 있어 좋다
 
참 좋은 날이다
 
 
 
내가 하찮게 느껴져서
 
자신에게 집착하지 않을 때 우리 영혼은 가벼워지고
 
영혼이 가벼울 때 삶은 애틋해진다
 
자신이 바닷가의 모래알 중의 한 사람이란 걸 생각하면
 
근사한 모래사장이다
 
인간은 결코 하찮지 않다

박도준 / 플러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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