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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99, 88, 234’

‘99, 88, 234’는 한국 시니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로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만 앓고 죽자’는 의미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이제는 100세 시대에 돌입했다고 한다. 최근 한국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남자 80.7세, 여자 86.6세로 여성의 평균 수명이 6년 정도 길다. 한국에서 현재 100세 이상 고령자는 약 8500명 정도인데 그중에 여자가 7000여명 ,남자는 1500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김 어머니는 1911년 1월 출생해 2019년 12월에 졸하신 분이다. 슬하에 4남 2녀의 자녀가 있는데 고손자를 포함해 97명의 자손이 있다. 김 어머니는 막내딸 부부가 노스리지에서 세탁소를 하는데 잠시 외손자를 돌볼 목적으로 1979년 미국을 방문했다 40년을 체류했다. 생전에 노인성 질환이 전혀 없었고, 평생 어떤 약도 먹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는 독감 예방주사를 맞은 적도 없다.  
 
막내딸에 의하면 어머니의 장수 비결에는 몇 가지 규칙이 있었다. 무엇보다 평생 신앙심이 깊은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 또 절대로 편식을 하지 않는 식습관을 갖고 있었다. 특히 해산물을 좋아했는데 그중에서 홍합을 가장 좋아하셨단다. 식사 시간으로 최소 30분에서 1시간으로 음식은 30회 이상 씹은 후 삼켰고 식사 중에는 절대로 물을 마시지 않았다. 침으로만 소화를 시킨 것이다. 또 저녁 8시 전 잠자리에 들고 새벽 4시쯤 일어나 기도하는 것을 생활화한 분이었다.  틈만 나면 햇볕을 쬐고 하루에 30분 정도는 꼭 낮잠을 잤다. 돌아가시기 하루 전날도 세탁소가 위치한 상가 주변을 보행기를 밀며 3바퀴나 돌았다고 한다. 그리고 남의 허물을 들춰내지 않는 것을 생활 철학으로 삼았고 스트레스 받는 일은 철저히 피하셨다고 한다.  
 
돌아가시던 날도 막내딸이 복용하는 약을 집에 두고 출근해 부랴부랴 다시 집에 가 보았더니 헤어진 지 불과 20분도 채 못 되어 어머니가 침대에서 주무시듯 돌아가셨더란다. ‘죽는 것도 오복 중의 하나’라는데 어머니는 ‘99, 88, 234’ 하고 참으로 행복하게 하늘나라로 가셨다.
 
장수 문제를 연구한 자료들이 공통으로 제시하는 장수의 필수 조건은 ▶소식 (식습관) ▶몸을 자주 움직이는 것 (운동) ▶낙천적 성격이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 삶 다시 말해서 ‘무리하지 않는 생활’ 로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 부정적인 사람보다 7.5년 가량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우리는 인생을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안개와 같다’라든가, ‘흘러가는 한 조각 구름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만큼 인생은 짧다는 뜻일 것이다. 이 짧은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산다면 얼마나 축복받은 인생인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건강이고 건강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이진용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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