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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최초 흑인 주지사' 웨스 무어 시대 개막

5천여명 몰린 취임식, 오프라 윈프리도 참석 '눈길'

 
 
 
 
 
민주당 웨스 무어가 18일 메릴랜드 63대 주지사로 공식 취임했다.  
웨스 무어는 메릴랜드 주의 첫 흑인 주지사이자, 미국 역사상 세 번째 흑인 주지사, 현역으로는 미국 50개주 중 유일한 흑인 주지사로 기록됐다. 그래서 역사적인 취임이었다.    
메릴랜드 주도 애나폴리스 주의회 광장에 마련된 특별행사장에서 열린 취임식은 '흑인들의 축제'와도 같았다. 역사가들에 따르면 메릴랜드 주의회 건물 건설에는 흑인 노예들이 대거 동원됐다. 메릴랜드 주도인 애나폴리스의 항구는 아프리카에서 흑인 노예들이 팔려오는 주요 항구였다.  취임식에는 정치인, 주정부 관계자 및 축하객 5천여명이 참석했다.  
무어 주지사는 "오늘은 과거를 파헤치고자 선언하는 날이 아니다. 우리의 미래를 축하하는 자리다. 그리고 오늘은 너무나도 밝은 우리의 앞날을 시작하는 기회이다. 그것은 한없이 밝다"고 천명했다.    
무어 주지사는 메릴랜드에서 노예로 태어났던 대표적 노예제 폐지론자이자 철학자, 정치가였던 프레더릭 더글라스의 성경 위에 손을 올리고 “메릴랜드주를 위해 진정한 충성을 다할 것”이라고 취임 선서했다. 취임식에는 무어의 주지사 당선을 사실상 가능케 했던 세계 최고 토크쇼 호스트 오프라 윈프리가 참석했다. 약 8년간 메릴랜드에서 거주했던 윈프리는 “메릴랜드는 기회로 가득 찼으며, 웨스 무어가 주지사인 메릴랜드의 앞날은 밝기만 하다"며 무어 주지사를 소개했다. 윈프리는 메릴랜드 볼티모어의 WJZ TV 앵커로 본격적인 방송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무어 주지사는 그런 윈프리 밑에서 프로듀서 등으로 근무한 바 있다.
민주당 소속인 무어 주지사는 취임 연설에서 "메릴랜드 주가 전국에서 가장 부유한 주라는 사실을 받아드릴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돈이 넘치는 주에서 어린이 여덟 명 중 하나가 극빈층이며, 의료시설 수준이 가장 높다는 주에서 주민 25만명이 건강보험도 갖지 못하고 있으며, 백인 중산층의 평균 수입이 흑인 중산층의 그것보다 8배나 많다는 사실은 수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메릴랜드 주를 "고자산, 저전략(asset-rich & strategy-poor)"로 규정하며 "너무나도 많은 주민들을 고통 속에 방치됐다"고 했다. 사실상 자신의 나아갈 길을 '진보적 사회보장 실시 및 경제개혁'이 될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이와함께 무어 주지사는 각종 정책을 제시했고 초당파적인 협력을 통한 메릴랜드 주의 발전을 약속했다. "'정의'와 '안전'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 없이, 메릴랜드를 안전하면서도 정의로운 주로 바로 세우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2035년까지 100% 청정에너지 생산을 통한 녹색 경제 성장을 궤도에 올려 놓겠다"는 청사진을 밝히며 " 인종적 빈부 격차 해소, 체사피크 만 환경 보호" 등의 구체적 정책 비전도 제시했다. 교육과 관련해서 무어 주지사는 "매우 포괄적이며 고품질적인 학교”를 약속했다. 특히 모든 고교 졸업생들에게 각종 직업 훈련과 멘토링을 제공하는 '서비스 이어 옵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무어 주지사는 연설 내내 “소소한 발전을 이룩하기 보다는 원대한 목표를 향하는 큰 원칙을 기본으로 하는 대승적인 정치를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소상공인 발전과 메릴랜드주 흑자재정을 원칙으로 주정부를 이끌었던 래리 호건 주지사와는 상반된 '행정 어젠다'로 주목받게 됐다.   

박세용 기자 spark.jdail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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