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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이야기] 경쟁 이기려면 ‘브랜드 충성행위’ 유도해야

관찰 통해 고객의 불편·요구 파악
욕구 충족되면 ‘최초 연상효과’
부부관계에도 적용 가능한 원리

특정 브랜드의 제품이나 서비스만 구매하고 사용한다면 이것은 ‘브랜드 충성행위 (brand loyalty)’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는 냉장고, 오븐, 토스터, 화장지 등 거의 매일 사용하는 제품들조차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수많은 신제품이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이들 제품은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광고나 가격할인 등의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펼친다. 소비자 입장에서 브랜드 선택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특정 브랜드만을 지속해서 구매·사용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렇다면 고객의 지속적인 브랜드 충성행위를 유도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은 무엇일까? 또 이 전략은 인간관계에도 적용이 가능한 것일까? 브랜드 충성행위의 출발은 욕구 충족과 ‘최초 연상효과 (top of mind effect)’다. 즉, 고객에게 만족감을 주고 제품 구매 욕구가 생길 때마다 해당 브랜드가 먼저 생각나면 그 브랜드에 대한 충성행위는 장기간 지속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객의 욕구 충족과 최초 연상효과를 달성할 수 있을까? 첫째, 고객의 욕구 충족에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필자는 고객의 행동 관찰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고객이 제품사용시 어떻게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지, 더 편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관찰을 통해 파악하는 것이다. 필자가 관찰 방법을 강조하는 이유는 고객들이 그들의 욕구를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찰 방법에는 이런 약점이 없다.  또 언어로 표현이 가능하다고 해도 미리 알아서 욕구를 충족시켜줬을 때 고객은 더 큰 감동을 할 것이다.  
 
자동차의 컵홀더(cup-holder)를 생각해 보자. 미국에서 자동차가 처음 나온 것은 1902년 이었다(the Oldsmobile). 그리고 최초로 컵홀더를 장착한 자동차는 1983년에 출시된 닷지 캐러반(Dodge Caravan)과플리마우스보야저(Plymouth Voyager)다. 요즘은 자동차의 컵홀더의 숫자가 구매 결정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이처럼 중요한 요소인 컵홀더가 상용화되기까지는 무려 81년의 세월이 걸린 셈이다. 만약 자동차 업계가 운전자의 예상되는 불편을 미리 파악했더라면  그렇게 오랫동안 ‘말 없는 불만’을 방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고객의 욕구 확인과 해결이라는 강한 목적의식 없는 관찰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관찰이 아니라 그냥 보고 지나쳐버리는 것이다.
 


두 번째는 어떻게 브랜드 ‘최초연상 효과’를 갖게 할 수 있느냐다. 만약 어떤 소비자가 아침 식사 메뉴를 생각할 때 한인 기업 제품인 민슬리 오트밀(Minsley oatmeal) 브랜드를 먼저 떠올랐다면 그는 이 제품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면 무엇이 최초연상에 영향을 주는 걸까? 우선 경쟁브랜드와 차별화된 혜택에 고객이 만족해야 한다. 만약 맛이나 향, 성능, 서비스 등에서 경쟁 브랜드들과 차별화된 특징이 있고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제공한다면 고객들은 그 제품을 사용할 때마다 브랜드에 고마움까지 느끼며 이름을 기억하게 된다. 예를 들어 민슬리 오트밀 제품을 사용할 때마다 편리하면서도 구수한 맛을 음미하게 되면 자연히 제품 이름도 기억하게 된다. 또 스위스 아미 나이프( Swiss Army Knives) 제품은 경쟁 브랜드보다 더 다양한 용도로 쓰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그 이름을 기억하게 됐다. 그런가 하면 스타벅스는 독특하고 차별화된 강한 향과 맛으로 소비자들에게 기억된다.  
 
 최초연상을 활성화 시키는 또 다른 방법은 브랜드 이름과 독특한 요소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브랜드 이름과 연결되는 요소는 로고, 포장지 디자인과 색깔 등 다양하다. 우리는 앞에서 언급한 스타벅스의 로고(세이렌)와 색깔 (녹색)을 수없이 보게 된다. 이런 요소들은 커피에 대한 최초 연상 효과를 스타벅스가 갖도록 해 준다.  또 스위스 아미 나이프의 빨간색, 십자가와 방패를 의미하는 로고도 브랜드 최초연상에 지대한 역활을 한다. 간단히 말하면  브랜드 이름과 여러 요소를 상호 연결해 소비자와의 접촉 빈도를 높이면 브랜드의 최초 연상 효과를 갖게 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브랜드 충성행위는 인간관계에도 적용이 가능한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부부관계가 아닐까 싶다. 흔히 부부간 의사소통이 부족해 상대가 원하는 것들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의사소통도 중요하지만 행동 관찰을 통해 상대방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더 편하게 생활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되면 부부는 늘 서로 생각하고 위하며 보호하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보자. 꼭 아내가 쓰레기를 버려달라고 말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시간이 있을 때마다 쓰레기통을 비우는 것이다. 또 아내에게 요리 시 손과 팔을 보호할 수 있는 장갑을 선물하면 어떨까. 틈나는 대로 식기세척기를 점검해 무거운 접시나 용기들은 알아서 미리 제자리에 갖다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내 자동차의 카 워시는 꼭 부인이 부탁해야 들어주나?  
 
동일한 관찰방식으로 부인도 남편이 고마운 마음을 갖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남편의 허리띠나 구두, 넥타이, 바지 등을 살펴보고 남편이 부탁하기 전에 해결해 주는 것 등이다.
 
충성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두 번째 조건은 최초연상이다. 부부간 어떻게 하면 서로를 늘 생각하게 될까? 관찰을 통해 상대가 원하는 것을 미리 충족시켜 주면 고마운 마음이 들고 이는 최초연상에 도움을 준다. 매번 깨끗한 쓰레기통을 볼 때마다, 손과 팔을 보호하는 장갑을 사용할 때마다 부인은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과 함께 늘 남편을 생각하게 된다. 남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또 한가지는 특정 요소들과 연결해 본인을 연상하게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고객과 브랜드 관계와 달리 부부관계는 접촉빈도가 월등히 높으므로 이 방법에 대한 논의는 따로 다룰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지나치게 많은 말이 인간관계에 문제를 일으킨다고들 한다. 그래서 필자는 말 대신  관찰로 고객과 브랜드 간, 그리고 부부간 충성행위의 아름다운 관계가 가능함을 제시하려고 헸다. 필자가 후회스러운 점은 왜 이렇게 아름다운 부부관계를  젊었을때 인지를 못 했는가 하는 점이다. 

박충환 / 전 USC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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