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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호화(豪華)코 부귀(富貴)키야

호화(豪華)코 부귀(富貴)키야  

 
기대승(1527-1573)
 
호화코 부귀키야 신릉군(信陵君)만 할까만은
 
백 년이 못하여 무덤 위에 밭을 가니
 
하물며 여나문 장부야 일러 무삼하리요


 
-병와가곡집
 

“죽음을 기억하라”

 
신릉군은 중국 전국시대 위소왕(魏昭王)의 아들 위무기(魏無忌)이다. 저명한 정치가, 군사전략가로서 조나라의 평원군(平原君) 조승(趙勝), 제나라의 맹상군(孟嘗君) 전문(田文), 초나라의 춘신군(春申君) 황헐(黃歇)과 함께 전국시대의 4공자로 불린다.
 
왕자로서 그가 누린 부와 명예, 천재성은 일세를 풍미했다. 그랬던 그도 막상 죽고 나니 백 년이 못 되어 후세 사람들은 그의 무덤 위에 밭을 갈았다. 천하의 신릉군이 그럴진대 그만 못한 다른 사람들의 경우야 말해본들 무엇하겠는가. 시간과 함께 먼지가 되어 사라져갈 뿐….
 
고대 로마에서는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군이 시가행진을 할 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 소리로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라고 외치게 했다고 한다. 생애 절정의 순간에 인간은 결국 죽고 만다는 것을 잊지 말고 근신하라는 최고의 덕담이었다. 권력을 향해 질주하는 사람들이 새겨야 할 말이라고 하겠다.
 
기대승(奇大升)의 호는 고봉(高峰). 명종 말 선조 초의 대학자였다. 율곡 이이(李珥)와 벌인 이기론(理氣論) 논쟁으로 유명하다. 대사성과 대사간을 지내고, 전북 고부(古阜)에서 병사했다.

유자효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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