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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과 만나다]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면서… -‘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한 해를 정리하고 맞는 이 때는 더욱 그러하지만, 일생동안 가장 자주 만나는 화두가 ‘사랑’이 아닐까…문학, 영화, 음악, 미술 등 수많은 장르의 주제가 사랑이며, 사랑은 우리 삶 근본 가치의 최대치라 생각 될 만큼 저변에 널리 깔려있다. 그래서 누구나 잘 알 것 같은 사랑의 인식이 실은 상당히 왜곡되어있다고 주장한다면…? 음악가, 건축가, 의사가 되기 위해 기술을 배워야하는 것처럼 ‘사랑’도 기술을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다면…?
 
이에 관해 명료한 답을 적은 책이 있으니, 유태계 독일출신의 미국 정신분석학자이자 사회철학자인 에리히 프롬이 1956년 출간한, 사랑에 관한 최고의 지침서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이다.  
 
“가장 능동적으로 자신의 퍼스낼러티 전체를 발달시켜 생산적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 한, 아무리 사랑하려고 노력해도 반드시 실패하기 마련이며, 이웃을 사랑하는 능력이 없는 한, 또한 참된 겸손, 용기, 신념, 훈련이 없는 한, 개인적인 사랑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우쳐주려고 한다. 사랑은 스스로 도달한 성숙도와는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탐닉할 수 있는 감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 이 책의 의도라 한다.
 
1차 세계대전의 1914년, 열 넷의 나이에, 왜 인류는 서로 안 싸우면 안 되는가를 고민하다가, 프로이트와 마르크스를 접하면서 답을 찾기 시작한 저자가, 두 사람 사상의 많은 부분을 응용하며, 사랑은 기술인가, 사랑의 이론, 현대 서양사회에서 사랑의 붕괴, 사랑의 실천 등 네 개의 장으로 책을 완성했다. 거의 모든 문장에 밑줄을 그을 만큼 공감도가 높으며, 책을 덮을 때는 ‘사랑이야말로 외롭고 고독한 인간 실존 문제에 대한 최선의 해법’이라는 주제에 완전히 긍정하게 되는 기쁨을 주는 책이다.
 


현대인들은 사랑을 받는 것으로 생각하고, 대상의 문제라 가정하며, 성적매력으로 친밀해져서 사랑에 빠지는 경험과 사랑에 머무르는 상태를 혼동하는 등의 세 가지 이유로, 사랑의 ‘기술’을 배울 것이 없다는 태도이지만, 사랑은 수동적 감정이 아니라 활동이며, 참여하는 것이지 빠지는 것이 아니고, 사랑은 본래 주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라는 저자는 또한, 현대인은 원하지 않았는데 태어나고, 원하지 않아도 죽게 될 것에 대한 인식, 생명의 덧없음과 고독에 대한 인식, 자연 및 사회의 힘 앞에서 무기력함의 인식 등으로 견디기 힘든 분리감에 내몰린데다가, 물질적 안락과 퍼스낼러티 시장에서 성공하려는 갈망에만 자신이 바쳐져, 인생에 다른 건 없다는 허무감에 빠져 살고 있다고 진단하는데, 그러나 그러한 치명적 상황속에도 해법은 있으니 전생애에 걸친 사랑을 향한 꾸준한 ‘훈련’과 ‘정신집중’으로 ‘지금’을 사는 것으로써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사랑은 기술이라고, 자연스레 가르쳐준다.  
 
10여년 만에 다시 읽어 본 책의 의미가 퇴색하지 않게, 새해에는 나도 내 안에 살아있는 기쁨, 관심, 이해, 지식, 유머를 이웃에게 ‘줄 수있기’를 소망해본다.

박영숙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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