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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테크놀로지가 바꾼 세상

크리스마스 4일 전 미국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연방의사당에서 연설할 때 가슴이 뭉클했다. 그의 건재함은 힘들고 고됐던 나날에 대한 안도감이자 새해에 대한 희망 같았다. 다사다난했던 지난 한 해는 새해를 딛는 준비 여정일 뿐이었다.
 
테크놀로지 덕분에 세상이 바뀌고, 그 변화의 영향이 지속될 2022년의 역사적 사건 3가지를 선정해봤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미지 생성과 챗GPT 인공지능,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이 그것이다.  
 
요즘 우크라이나로 무차별 미사일 공격을 퍼붓는 러시아는 작년 2월 24일 단 한 번의 침략 준비 미팅도 없이 전쟁을 발발했다. 지금까지 다윗이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패하지 않은 이유는 우크라이나인의 투지와 서방이 제공한 첨단 무기, 정확한 첩보, 전쟁 관리 소프트웨어 덕분이다. 고급 알고리즘 전쟁 시스템의 힘은 막강해서 총을 쏘는 적군에게 핵무기로 대응하는 격이다.  미국은 스타링크 인공위성 터미널 구매 비용을 지원해 우크라이나의 데이터 전쟁 토대 설립을 도왔다. 실리콘밸리의 여러 테크 회사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선을 위한 전쟁’이라고 생각해 신기술을 제공했다. 특히 팔란티어(Palantir)의 데이터 통합 소프트웨어는 수주 걸리던 전투 준비와 무기 재고 파악을 몇 초 만에 해결한다. 아마존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인프라 등의 데이터를 아마존 클라우드에 올리기 위해 7500만 달러를 사용했다. EU는 센서를 이용해 공격 망을 만들고 인공지능(AI)으로 적군의 위치를 정확히 분석해 우크라이나에 알려준다.
 
작년 여름에 문자를 이미지로 전환하는 경이로운 AI가 여럿 탄생했다. 예술과 사기를 넘나드는 윤리적 논쟁에 휩싸였지만, AI 하나의 하루 이용자가 1000만 명이 넘는다. 오픈 AI 인공지능 연구소의 달이(Dall-E), 스테이블 디퓨젼(Stable Diffusion), 미드저니(Midjourney) 연구소의 AI들이 주인공이다. 특히 미드저니 연구소 AI가 생성한 이미지는 ‘콜로라도주 페어 미술대회’에서 디지털 아트 부문의 대상을 받아 ‘인간에 대한 AI의 승리’라는 주장도 나왔다.  
 


11월 말 역대급으로 똑똑한 챗GPT(ChatGPT)가 출시됐다. 이에 소셜미디어에는 이용 후기와 의견들로 난리통이었다.오픈AI 연구소가 만든 챗 GPT는 머신러닝으로 훈련을 받고 독서량이 엄청나 언어, 음성 인식과 판단력이 뛰어나다. 사람같이 말하고 논쟁과 농담, 사과, 반성까지 한다. 코딩, 당뇨병 진단, 기사작성, 요리 레시피, 학교 숙제 등을 해주고 모든 질문에 답한다. 아이폰 첫 출시와 비교될 정도로 잠재력이 엄청나지만 위협감도 적지 않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암호화폐 거래소였던 FTX가 지난해 11월 11일 파산 신청을 했다. 그 뒤 한달 후 창업자이자 대표인 샘 뱅크먼-프리드가 8가지 혐의로 체포됐다. 주식과 선물 거래 규제 기관의 많은 전현직 인사들을 고문으로 고용했던 FTX의 몰락은 암호화폐의 실상이 폭로된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렇다고 디지털 화폐가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암호화폐 업계의 황태자였던 30살 뱅크먼-프리드는 고객 자금으로 계열사인 ‘알라메다 리서치’ 헤지펀드의 부족한 자금 충당, 바하마에 건물 45채 매입, 막대한 정치 기부금을 썼다. ‘암호화폐가 미래의 금융’이라는 수퍼보울 광고로 작년을 시작했던 암호화폐 시장의 골드러시 분위기는 FTX 파산으로 막을 내렸다.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금융사기 중 하나라고 한다.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재조명한 우크라이나 전쟁, 무궁무진한 AI 능력을 보여준 챗GPT,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페에 대한 환상을 깬 FTX 파산은 테크놀로지가 바꿀 미래 모습의 서곡 같다. 테크놀로지가 윤리적으로 발전하도록 경계심을 높일 때다.

정 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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