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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이야기] 바비와 헬로키티 성공이 주는 교훈

같은 인형 이지만 다른 매력
아름다움과 귀여움으로 어필
소비자들의 강한 소유욕 유발

제품 브랜드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에서 인간 삶에 대한 예시적인 교훈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 인형 브랜드인 바비와 헬로키티도 그 한 예다. 바비는 1959년에 미국에서, 헬로키티는 1974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두 브랜드는 세계적으로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다르다. 헬로키티는 귀여워서, 바비는 아름다워서 사랑을 받고 있다.  
 
고객들은 바비의 균형 잡힌 얼굴과 몸매에서 세련된 아름다움을 느낀다. 그로 인해 호기심과 감탄, 그리고 강한 접근 욕망과 함께 소유욕까지 갖게 한다. 반면 헬로키티는 입이 없는 고양이의 모습이다. 웃는 것인지, 아니면 표정이 없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세련된 아름다움이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헬로키티가 매력적이고 귀엽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역시 강한 접근 욕망과 감싸주고 포옹하고 싶은 마음, 소유하고 싶은 감정을 갖게 된다.
 
두 인형을 제조하는 업체들은 어떻게 이런 고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되었을까?  바비의 판매전략과 헬로키티의 판매전략은 두 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다. 첫째, 바비는 인형 자체를 여러 가지 형태로 변신 시킨(우주비행사, 변호사, 정치인 등) 반면, 헬로키티는 이런 전략을 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둘째, 바비는 여러 형태의 확장제품(침대, 학용품, 화장품, 잡지, 장난감 자동차, 패션 액세서리 등) 만들어 매출을 높였다. 여기서 확장제품이란 비비 인형의 얼굴 로고를 인형 이외의 제품들에 부쳐서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헬로키티 역시 많은 확장제품 판매 전략을 택했으며, 오히려 바비보다 더 많은 종류를 출시했다. 예를 들어 헬로키티 확장제품 중에는 헬로키티 컴퓨터기기, 헬로키티 가습기, 그리고 에바 항공사(Eva Airline)가 운영하는 헬로키티 제트 비행기도 있다. 또한 헬로키티의 확장제품 가운데는 성인들을 위한 것도 많다. 예를 들어 헬로키티 토스터, 헬로키티 텔레비전 모니터, 헬로키티 밥솥, 헬로키티 가습기, 헬로키티 오븐 등 다양하다.  
 


자동차 확장제품만 보더라도 바비의 경우에는 장난감 자동차만 판매하지만 헬로키티의 경우에는 헬로키티 포르셰, 헬로키티 복스왜건, 헬로키티 머스탱, 헬로키티 페라리까지 있다. 헬로키티의 이런 확장제품들은 성인 여성고객 (특히 아시아에서)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가격 면에서도 바비는 장난감 제품 수준인 데 비해 헬로키티는 실제 제품 가격들이다.  
 
두 기업은 무슨 이유로 앞의 전략들을 구사했을까. 바비 인형이 여러 형태의 인형을 만드는 이유는 아무리 아름다운 인형도 시간이 지나면 신비함을 잃고 고객들은 권태를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소녀 고객들은 아무리 완전히 균형 잡힌 아름다움이라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더는 신비함이나 접근 욕구를 느끼지 않게 된다. 따라서 바비인형의 모습을 계속 바꿔 출시함으로써 신선함을 유지하고 싶은 것이다.    
 
헬로키티는 이와 대조적이다. 헬로키티는 입이 없는 인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전체적으로 귀엽게 느끼게 되면 부족한 점을 보완해 주고 싶은 욕망을 갖게 된다. 또한 귀여운 대상은 지속해서 보호하려는 욕구를 일으킨다. 마치 귀여운 아기나 강아지를 보았을 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다. 바로 이런 양육 욕구 때문에 성인들도 헬로키티 제품들을 구매한다.  
 
이런 고객들의 반응은 꼭 인형제품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예를 들어 보험제품을 생각해 보자. 보험제품은 고객들에게 브랜드 차별화와 구매 유도가 가장 힘든 제품 가운데 하나다. 눈으로 볼 수도, 냄새를 맡을 수도, 만져 볼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별화를 통해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어렵다. 그런데 아주 흥미 있는 사실은 보험업계에서 최상위권에 있는 브랜드들은 차별화와 구매 유도를 위해 귀엽고 매력 있는 요소들을 자신의 브랜드로 연결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애플락(Aflac) 보험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애플락 덕(Aflac duck)이라는 귀엽게 생긴 오리를 자사 브랜드와 연결해 광고하고 있으며, 메트라이프(MetLife)는 30년 이상 귀여운 스누피(Snoopy)를 브랜드와 연결해 유명해졌다. 또 게이코(Geico)는 녹색의 작은 도마뱀을 브랜드와 연결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 리버티 뮤추얼(Liberty Mutual)과 네이션와이드(Nationwide) 는 귀엽고 매력적인 멜로디나 소리를 이용해 고객들의 관심과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헬로키티와 바비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우리의 삶으로 확대해 보자.  첫째 인간의 매력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아름다움 (beauty)과 귀여움 (cuteness)이다. 우리는 아름답지는 않아도 귀여움으로 사랑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둘째 귀엽다는 것은 반드시 외모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어떻게 걷는가, 어떻게 이야기하는가, 어떻게 웃는가, 어떻게 치장하는가 등의 방법들에 의해 상대에게 귀엽다는 감정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셋째 아름다움의 가장 큰 약점은 권태이다. 그러나 귀여움에는 그런 약점이 없다. 따라서 매력적으로 귀여운 사람들에게서는   권태를 느끼지 못한다.  
 
 만약 아름다우면서도 귀엽다면 어떨까? 아름다움과 귀여움은 각각 우리에게 강한 접근 욕구를 유발한다. 만약 이 두 가지 감정이 동시에 존재한다면 접근 욕구는 더 강하게 작용할 것이다. 게다가 아름다움에서 느끼게 될 권태감은 귀여움의 강한 욕구 때문에 상쇄되어 이 두 가지 감정의 동시 존재는 구매 욕구를 더한층 강하게 할 것이다.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더 강화하는 상생의 관계가 존재하게 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아름다우면서도 매력적인 귀여움을 동시에 갖는 제품이나 사람들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박충환 / 전 USC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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