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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보 나 네 !

지구가 24시간 걸려서 스스로 한 바퀴 돌면 하루가 되는 데, 이 지구가 어림잡아 직경이 109 배나 큰 태양을 365일 돌아 처음 떠났던 곳으로 돌아와 다시 태양을 돌기 시작하면 이 때를 사람들은 ‘새해’ 라고 부른다. 중국에서는 ‘씬니엔 콰이러 (新年快樂)’,  일본은 ‘신넹 (新年) 오메데도’ 라며 ‘해피 뉴 이어(Happy New Year)’ 처럼 새해 인사를 한다.  복 많이 받기를 바라는 것이 새해 인사인 셈이다. 새해와 복이란 낱말이 큰 희망을 갖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해란 낱말을 따져보면 꽤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연도를 의미하는 숫자가 하나 늘어났고 우리의 생명이 더 짧아진 것 밖에 없는 데도 새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리학적으로 지구가 다시 태양의 주위를 돌기 시작하면 ‘2022번 째의 해’는 과거로 사라졌고, 미래에 묻혀 있던 ‘2023 번 째의 해가 현재 안으로 들어왔다는 뜻에 지나지 않는다.
 
육십갑자를 생각해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토끼 띠인 까닭에 토끼처럼 조용한 한 해가 되었으면 하지만 벌써부터 무서운 일들이 일어날 징조가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묘년이 그 이름처럼 제 구실을 할는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새해를 맞이할 때 새해와 행복이 잘 어울리는 낱말인지 잘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행복은 새해가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것이다. 미국의 정치인 로버트 잉거솔은 “행복한 때는 지금이고, 행복한 곳은 여기(The time to be happy is now, the place to be happy is here)”라고 말했다.
 


   2023년이란 미래의 해가 이젠 현재의 해가 되었지만 한 해 지나면 2023년도 묵은 해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잉거솔의 말처럼 행복은 ’과거나 미래‘ 란 시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인도의 네루 전 수상은  “세월이란 해가 지나감에 따라서 재어지는 것이 아니라, 누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느끼고, 마침내 무엇을 이루었느냐에 따라서 재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의 문호 괴테는 “사람들은 시간이 다 지나갈 때까지는 시간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다”며 시간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해가 바뀌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는 인사를 한다. 프랑스에서는 새해를 ’Nouvel An(누벨 안)‘이라고 부르지만 새해에 만나면 ’Bonne annee(보나네, 좋은 해 또는 행복한 한 해가 되세요)‘ 라고 인사를 한다.  나는 이런 프랑스식 새해 인사가 더 마음에 와 닿는다.
 
한 해를 보내고 또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면서 ’새해‘ 라고 즐거워 하지만 다시 맞는 해가 복된 새해가 될 것인지는 스스로에게 달렸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구약의 전도자가 말한 것처럼 하늘 아래에는 새것이 없는지도 모른다.  이미 있었던 것이 다시 있게 되는 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너무 새것만 찾고 새것에 모든 것을 거는 것보다 ’이제와 여기‘ 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가장 슬기로운 일일 것이다.
 
 전도서 1: 10 - 11 절의 구절을 적는다. ’보아라, 이것이 바로 새 것이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는가? 그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던 것,  우리보다 앞서 있던 것이다. 지나간 세대는 잊혀지고,  앞으로 올 세대도 그 다음 세대가 기억해 주지 않을 것이다.‘
 
“2023년을 맞이하시는 여러분, 보나네!”  

윤경중/ 연세목회자회 증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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