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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험한 길도 인생

나는 66세부터 세계여행을 시작해 84세인 지금까지 100개국을 혼자 다녔다. 여행 중에 가장 힘든 것은 모르는 곳에 도착해 예약해 둔 호스텔을 찾아가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현지에 도착해 지역 주민들에게 길을 물어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해 주변 사람을 붙잡고 호스텔 가는 길을 물어보면 냉정하게 ‘모른다’고 답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개는 친절하게 길을 알려 준다. 그런데 가르쳐 준 길로 가다 보면 엉뚱한 곳으로 가게 되는 경우도 많다.  
 
왜 그럴까? 사람은 타인으로부터 어떤 부탁을 받으면 대개 거절하는 것이 힘들다고 한다. 길을 물어보는 것도 마찬가지여서 모른다고 대답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인간은 원래 착한 심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은 임신한 동료 여직원에게 힘들고 어렵지 않으냐고 물어보았다. 그런데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그 동료는 오히려 기쁘고 행복하다는 것이었다. ‘무거운 짐 진 자들에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편히 쉬게 하리라’만 알고 있었던 나는 무거운 짐을 지고도 기쁘고 행복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길은 어떨까? 잘못 알려 준 길을 가다 보면 힘들기는 하지만 의외의 좋은 경치를 보거나 재미있는 일을 경험하기도 한다. 따라서 나는 길을 잘못 알려 준 사람을 원망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정도를 걸어라’ 또는 ‘정도를 선택하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이 이 말을 한 번쯤은 들었을 것이고, 또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어쩌다가 험한 길에 빠져서 고생하는 수도 있다. 하지만 험한 길도 하나의 인생 항로다. 험한 길을 걸으면서도 기쁘고 행복을 느낄 수도 있다.  
 
모든 종교의 창시자는 의인과 올바른 사람만을 구하기 위해 이 세상에 오신 것이 아니다.  

서효원·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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