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선 할머니 별세…위안부 생존자 10명뿐
향년 94세…평생 모은 돈 기부
대구 출신인 이 할머니는 16살 때 중국 만주 위안소로 끌려가 일본군 성노예로 고초를 겪은 뒤 해방 직후 귀국했다. 2014년부터 충북 보은 속리산 법주사 근처 거처와 나눔의 집을 오가며 생활하다가 2018년 나눔의집에 정착했다.
이 할머니는 2013년 8월 다른 피해자 할머니 등 12명과 함께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7년 5개월만인 작년 1월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승소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당시 재판부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여 "원고들에게 1인당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09년 4월에는 평생 모은 돈을 장학금으로 쾌척하기도 했다.
당시 이 할머니는 "나라가 부강하려면 인재를 키워야 합니다. 두 번 다시 나라 잃는 불행이 없도록 내 돈 전부를 미래의 주역들에게 투자하고 싶습니다"라며 20여년간 먹고 입을 것을 아껴 모은 2000만원을 충북 보은군민장학회에 장학기금으로 내놓았다.
정부의 기초생활수급금과 여성부가 위안부 피해자에게 주는 생활안정지원금 등을 받아 어렵게 생활하던 그에게는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큰돈이었다.
나눔의 집 측은 "이 할머니는 주민등록상에 1930년생으로 돼 있는데 1928년에 태어나셔서 실제 나이는 주민등록보다 두 살 더 많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슬하에 4남매(2남 2녀)를 두었다.
빈소는 광주시 경안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은 29일 오전 8시다. 장지는 광주시 충현공원 자연장지(용샘길 115-25)로 정해졌다. 이 할머니의 별세로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는 피해자는 동명이인인 부산 출신의 이옥선(95) 할머니와 강일출(94)·박옥선(98) 할머니 등 3명으로 줄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 할머니의 별세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
빈소에는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관련 단체 인사와 시민들이 찾은 데 이어 저녁에는 김현숙 여가부 장관, 방세환 광주시장이 빈소를 찾아 조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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