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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 FTX의 몰락

박춘호

박춘호

요즘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FTX다. FTX는 가상화폐를 사고 파는 거래소를 뜻하며 한때 세계 3대 거래소로 각광을 받았다. 바이낸스, 코인베이스라는 거래소와 함께 널리 알려진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것이다. 가상화폐란 일종의 온라인 돈으로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의 특정 커뮤니티에서 거래수단으로 이용된다.  
 
 
FTX라는 가상화폐 거래소를 만든 사람은 샘 뱅크먼-프리드다. 27세 때인 지난 2019년 동업자들과 함께 FTX를 설립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불어닥친 가상화폐의 호황으로 FTX는 급성장을 하게 된다. 이에 앞서 2017년에는 가상화폐 헤지펀드인 알라메다 리서치를 설립하기도 했다. 알라메다는 차익거래로 돈을 벌었다. 한 거래소에서 더 낮은 가격으로 비트코인을 사고 다른 거래소에서는 더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차익을 남기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를 이용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많은 돈을 번 뒤 FTX를 설립, 고객들로부터 상당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당시 하루 거래액만 1억달러를 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때부터 발생한다. 고객 자산을 이용해 자기 마음대로 아무 곳이나 돈을 가져다 쓴 것이다. 고객의 허가나 동의 없이 도박에 가까운 투자를 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쉽게 말해 투자가들의 돈을 자신에게 유리한 곳에 쓴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어떠한 동의나 고지는 없었다. 한 때 150억달러 가량의 자산을 보유하고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량의 10%를 차지했으며 매일 160억 달러의 거래를 담당하는 거래소로 성장하는 동안에도 이런 사기는 이어졌다. 그 동안 뱅크먼-프리드는 공익사업에 기부금을 납부했고 메이저리그와 스폰서십을 체결했으며 NBA 마이애미 히트 농구장에 FTX의 이름을 붙이는 등의 활동으로 자신을 알려갔다. 뒤로는 연방의회 의원들에게 막대한 정치 자금을 댔던 것으로도 확인됐다.  


 
결국 FTX의 성공 신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취약한 대차대조표가 공개되면서 수익률 저하가 알려졌고 약 37억달러 상당의 손실을 가져온 것이 확인됐다. 150억달러의 자산 중에서 절반 가량이 다른 코인에 투자됐고 20억달러는 주식 투자로 제한돼 있었다. 부실이 확인되자 투자자들은 자산을 인출하기 시작했고 결국은 파산 신청까지 이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FTX 사태를 미국 최악의 금융 스캔들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월가 금융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뉴욕주 검찰은 뱅크먼-프리드를 돈 세탁과 전신환 사기, 불법 정치자금 지원 등 8개 혐의로 기소했다. 만약 법정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징역 115년형을 선고 받을 수 있는 혐의다.  
 
현재 바하마에서 체류하고 있는 뱅크먼-프리드는 체포돼 미국으로의 송환을 앞두고 있다.  
 
FTX의 성장에는 시카고도 관련이 있다. 지난 5월 시카고 다운타운 웨스트 루프 지역에 FTX 사무실이 개소식을 가진 것이다. 또 가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본사를 옮기기 전까지는 이 사무실이 FTX의 본사로 사용됐다. 성공한 젊은 투자가로 각광받던 뱅크먼-프리드는 지역사회 공헌에도 앞장 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로리 라이트풋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기본소득 프로그램에 동참한다면서 100만달러를 쾌척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 자신의 사업을 위해서였겠지만 시카고를 지역구로 하고 있는 연방 하원을 비롯해 지역 정치인들에게 막대한 금액의 정치 자금을 건네기도 했다. 추이 가르시아 연방 하원도 그 중 한 명이다. FTX와 같은 금융거래업을 규제하는 연방 하원 금융위원회 소속이기도 한 가르시아 의원은 2900달러를 정치자금으로 받았을 뿐만 아니라 그의 지역구인 4지구에 FTX가 15만달러를 투자해 유권자들에게 홍보성 우편물을 배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가르시아 의원의 위법성이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속한 위원회가 규제하고 있는 가상화폐 거래소로부터 지원을 받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FTX의 몰락을 지켜보면 사기 스캔들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창업주이자 최고경영자인 뱅크먼-프리드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돈 앞에서 흥청망청 지출을 멈추지 않았다. 평소에는 펜트하우스에 살면서 파산 신청이 있기 직전까지 바하마에 호화 부동산 구입을 하는 등 투자자의 돈을 자기 주머니 돈인 양 사용했다. 스탠퍼드대 로스쿨 교수인 부모 아래서 성장했고 메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한 수재였으며 20대에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한 성공한 사업가는 처음부터 포장된 것에 불과했다. 재판 과정에서 더욱 자세한 내용이 공개되겠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도 성공적인 젊은 투자가의 본질은 사기에 불과한 것이었다.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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