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도, 돕는 이들도 밀려난다
한인 구제 단체 '의의나무사역'
밴·트럭 사용 거리서 식량 배포
주차장 사용 못 해 활동 어려움
차량 보관할 곳 필요 도움 호소
노숙자 및 저소득층 구제 단체인 ‘의의나무사역(Oaks of Righteousness Ministry)’은 최근 한 교회로부터 사역 차량 주차 불가 통보를 받았다.
의의나무사역은 지난 1년간 교회 측의 배려로 노숙자 식료품 지원에 쓰이는 트럭과 밴 등 두 대의 차량을 주차해왔다.
의의나무사역 이진 사모는 “교회에 어떤 사정이 생겼는지 지난주에 더는 차량을 주차할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나그네인 우리를 받아줬던 그 교회에 정말 감사하다. 노숙자 지원 사역에 쓰이는 차량을 밤새 둘 수 있는 주차 공간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각지대의 이웃만 외면받는 게 아니다. 구제 사역도 무관심 속에 힘겹게 진행되고 있다. 이 단체는 그동안 사무실이나 주차 공간도 없이 차량 두 대로만 구제 사역을 이어왔다.
지난 2020년 초 사역 장소로 사용했던 다운타운 스키드로 내 한 창고에서 퇴거 통보〈본지 2020년 2월 28일 자 A-1면〉를 받아 지금은 길거리에서 트럭만 갖고 식료품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단체의 김진 목사(LA 사역 담당)는 “비록 창고는 없지만 공원, 길거리 등에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기부받은 식료품을 직접 나눠주고 있다”며 “트럭과 밴은 식료품을 운반하고 나누는 데 쓰이고 있는데 사역이 끝난 뒤 이 차들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일단 이 단체의 사연을 전해 들은 강준민 목사(새생명비전교회)는 급한 대로 차량 두 대를 교회 주차장에 둘 수 있도록 임시 사용 허가를 내준 상태다. 단, 장기 주차는 교회 내 운영위원회 등과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서 허가 여부는 불분명하다.
이 가운데 LA시의회는 13일 노숙자 비상사태 선포안을 통과시켰다. 이 단체 줄리 안 사역장은 “노숙자가 계속 증가하자 뭐라도 해보려는 움직임이겠지만 해결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스키드로의 경우 사역 현장에서 체감되는 것은 '해결'이라기 보다 스키드로에 집중된 노숙자를 다른 지역으로 자꾸 몰아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의의나무사역은 지난 2020년까지 스키드로에서 활동하면서 당시 노숙자 7000명에게 정부 지원 혜택 등 우편물을 받을 수 있도록 창고 주소를 빌려준 바 있다. 이후 퇴거 통보를 받으면서 창고가 폐쇄되자 수천명의 노숙자가 우편물을 수령할 수 없게 됐다.
안 사역장은 “당시 LA시정부가 노숙자 우편물 서비스 재개를 위해 지원 방안을 고심하는 것 같았지만 결국 변한건 없었다”며 “LA시가 노숙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면 보다 효과적인 정책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의의나무사역은 16피트짜리 트럭과 밴 차량을 몰고 요일별로 ▶온두라스 애비뉴 인근 프레드 로버츠 레크리에이션 센터(월요일) ▶네바다 애비뉴 인근 토니 아르세오 메모리얼 파크(화요일) ▶91가 인근 코로넬 리오 워싱턴 파크(수요일) ▶1가 인근 유진 오브리건 파크(목요일) ▶124가 인근 아텐스 파크(금요일) ▶세인트 루이스스트리트 인근 홀렌백 파크(토요일) ▶세자르 차베즈 애비뉴 인근 벨브디어 커뮤니티 리저널 파크(일요일) 등에서 노숙자 및 저소득 가정에 식료품을 나눠주고 있다.
▶도움 주실 분: (562)525-4900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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