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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코리아타운 플라자 단체 응원
평일에도 400여 한인들 참석
4년후 기약하며 대표팀에 박수

5일 오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브라질의 16강전이 시작되자 LA한인타운 코리아타운 플라자 3층에 모인 한인들이 응원용 봉을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5일 오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브라질의 16강전이 시작되자 LA한인타운 코리아타운 플라자 3층에 모인 한인들이 응원용 봉을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아쉽지만 잘 싸웠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전이 열린 5일도 LA한인타운의 코리아타운 플라자 3층에는 단체응원전이 펼쳐졌다.
 
경기 시작 전인 오전 10시쯤부터 속속 모인 한인들은 평일 낮 시간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2일 포르투갈전과 같은 또 한 번의 기적의 드라마를 바라며 400명에 가까운 인파가 몰렸다.
 
근무 중 나온 듯 정장을 입은 이들과 아예 랩톱을 가져와 응원하며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빨간 티셔츠를 입은 한인들은 응원용 봉을 부딪치며 제임스 안 LA한인회장 구호에 맞춰 어느 때보다도 큰 소리로 응원했다.
 
하지만 전반 7분 만의 첫 골을 허용한 데 이어 전반전에 내리 4골을 내어주며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어깨가 축처진 한인들 사이로 한 백인이 먼저 ‘대~한민국’을 외쳤고 한인들도 뒤따라 응원의 목소리를 냈다. 한인 아내를 둔 백인 존 테라노바(47)는 “세계 최강인 브라질과 겨루는 것만 해도 한국은 대단한 것이다. 주눅 들지 않고 열심히 싸운 한국 선수들이 멋있다”고 말했다.
 
침울한 경기 상황이 이어졌지만 비난하거나 야유하는 한인들은 없었다. 져도 좋으니 한 골이라도 쏘아 올리길 바라며 응원을 멈추지는 않았다.
 
아버지 지승언(80)씨와 함께 온 딸 자영(41)씨는 전반전이 끝나고 “한국은 막판이 강한 나라니까 끝까지 지켜보겠다”며 “결과가 어떻게 됐든 열심히 싸워준 한국 선수들 응원한다”고 눈물을 보였다.  
 
후반전도 분위기는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 30분 교체 투입된 백승호의 만회골이 나오면서 한인들의 얼굴엔 미소가 살아났다. 영패만 피하자는 간절한 바람에 부응한 것이다.
 
경기가 끝난 뒤 한인들은 월드컵 8강의 꿈을 4년 뒤로 기약하며 수고한 대표팀에 박수를 보냈다. 클라라 김(69)씨는 “눈물이 맺힌다. 축구 잘 모르는데도 감격스럽다”며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월드컵 모두 3차례 응원전을 위해 장소를 제공한 코리아타운 플라자의 영 김 대표는 “아쉽게도 졌지만 한인으로서 자랑스럽고 열띤 응원전을 통해 한국의 위상을 주류사회에 알린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인사회의 경기 침체와 한국의 이태원 사건 등 속상한 일들의 연속인 시점에서 월드컵을 통해 다 같이 모여 힘을 얻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장소를 제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표는 “감사하게도 크게 반대하는 세입자들이 없었다”며 “(장소 제공이) 비즈니스적으로 좋은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일이다. 덕분에 16강의 기적을 다 함께 볼 수 있어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월드컵과 같은 행사 때마다 많은 한인이 안전하게 모일 수 있는 한인타운의 허브가 될 수 있도록 현재 400~500명 수용이 가능한 옥상 패티오 공사를 계획 중이다”고 밝혔다.

장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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