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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지구에서 달까지

박종진

박종진

1865년 프랑스의 작가 쥘 베른은 기상천외한 소설을 발표했다. 〈지구에서 달까지〉라는 이름의 공상과학 소설이었는데 그 무대는 미국이었다.  
 
남북전쟁 동안 대포 제조업자들은 미국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더는 대포 만들 일이 없어지자 이번에는 눈을 돌려서 지구에서 쏜 대포알로 달에 명중시킬 계획을 세운다. 그러던 어느 날 자기가 그 대포알을 타고 가겠다는 자원자가 나타났다. 애당초 승무원이 없던 무인 계획은 사람이 대포알을 타고 가는 방향으로 전면 개편되었다.  
 
그들은 천체물리학자들의 조언을 통해서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를 정확히 계산하고 두 천체가 가장 가까워질 때를 맞춰 대포를 발사하기로 했다. 그렇게 인류 최초로 유인 우주선이 지구를 떠나 달을 향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하는 것으로 소설은 끝난다.
 
소설이 나오고 한 세기가 지난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하고 인류는 달에 첫발을 디뎠다. 소설 속 이야기가 드디어 현실이 되었다. 신기한 일은 100년 전의 아이디어가 거의 그대로 구현되어 발사체가 거대한 대포의 원리였다거나, 우주선의 항로가 대포알의 궤적과 흡사한 것, 심지어는 발사 장소도 현재 NASA의 케네디 우주센터와 가까운 플로리다의 탬파라는 것이다.  
 


만약 지구에서 달까지 쉬지 않고 걸어서 간다면 꼬박 11년이 걸리고, 자동차를 타고 가면 다섯 달 걸린다. 물론 우주 공간을 걷는다거나 운전을 해서 갈 수는 없으니 그저 상상의 나래를 펴본 것이다.  
 
올해 2022년 6월 한국도 누리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고, 8월에는 달 탐사궤도선인 다누리호의 발사에도 성공하여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일곱 번째 우주 강국이 되었다. 반세기 전에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는 나흘 걸려서 달에 갔고, 현재 지구에서 달까지 사흘 정도 걸린다는데 우리 다누리호는 다섯 달 후에나 달 궤도에 안착할 것이라고 한다. 참 이상한 일이다.  
 
그 이유는 연료 절약에 있다. 다누리호는 3일에 갈 수 있는 지름길을 놔두고 그 대신 5개월에 걸쳐 돌아가는 덕택에 연료의 4분의 1을 아낄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연료 절약을 하여 내년 초부터 매일 두 시간에 한 번씩 달 주위를 돌면서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2031년에 한국은 드디어 달에 착륙선을 보낼 예정이다. 반세기 전 미국이 달에 갔을 때만 하더라도 먹고 살기도 힘들었던 우리가 드디어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달 탐사의 대열에 끼었다.
 
언젠가 인류는 화성으로 이주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그런데 화성까지 가는데 첨단 우주선으로도 편도당 7달이나 걸린다. 만약 화성으로 가는 중간 기지를 달에 건설하게 되면 사람이 화성에 가는 일이 상당히 쉬워진다고 한다. 또 달에는 향후 지구에서 500년간 쓸 수 있는 에너지를 생산할 핵융합 발전의 원료가 되는 헬륨-3가 있다.
 
작년에 중국에서 달 뒷면에 착륙선을 안착시켰다. 그러자 인도도 달 탐사에 뛰어들고, 이어서 우리나라도 그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1903년 인류는 최초로 동력 비행에 성공했고 고작 반세기를 넘기며 달에 첫발을 디뎠다. 갑자기 우주가 손바닥 안에 들어온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작가)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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