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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시선의 끝 히비스커스*

깊은 그늘 틈틈 물기 흐르는 큰 붓으로 지워진
 
빈 계단 차콜의 대담한 선 어슷비슷 지어진
 
오래된 미술학교 어슷비슷 비어 있음! 드러난
 
순식간의 이름, 이름, 그림자들 불러들여 이름과 이름
 
달려와 어둠의 등 등 등을 굽혀 깊은 그늘, 가장 어두워
 
비어있는 곳마다 드러나기도 하는 마릴린먼로의 입술
 
비우다가 지어진 히비스커스
 
로스코 채플**, 너무 어두워 눈물 빛줄기로 쏟아지며
 
묵직한 붓의 움직임, 그 시선이 가는
 
 
 
* Hibiscus 하와이 무궁화, 꽃말: 섬세한 사랑, 신비한 사랑
 
** Mark Rothko Chapel

김종란 / 시인·맨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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