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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여성 판사 또 나올 것”

메릴랜드주정부 최고위 한인
박충기 수석 행정판사 인터뷰

71년 초교때 앨러배마로 이민
“고생하는 부모님보면서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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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야독으로 변호사가 됐고, 판사까지 임용됐죠. 약점은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메릴랜드주정부내 최고위 한인 공무원인 박충기(사진) 수석 행정판사는 미국에서의 삶을 이렇게 정리했다.  
박 판사는 “학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1982년 첫 직장을 워싱턴 DC에서 연방 특허청 심사관으로 근무했다”며 “처음에는 어시스턴트 특허 심사관으로 일을 시작했고 나중에는 수석 심사관이 됐다. 심사관으로 일하며 변호사들을 많이 만나면서 나의 전문성과 접목하면 좋은 변호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직장을 다니며 야간으로 가톨릭대 로스쿨을 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89년 7월에 변호사 시험을 치고는 유니온 카바이드라는 화학대기업에 취업을 했다. 산업 개스 디비전에서 2년을 일했는데, 회사가 분할되면서 특허법원의 판사였던 수퍼바이저가 자리가 났으니 한번 지원해 보라고 한 것이 계기가 돼 행정판사가 됐다”고 회상했다.
박 판사는 수석 행정판사 직책에 대해 “행정판사로 23년을 일하고 은퇴했는데, 래리 호건 주지사가 2020년 6월 수석 행정판사로 나를 임명해 다시 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60여 명의 행정판사의 수장인 박 판사는 이들을 임명 또는 해임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는 ”메릴랜드 첫 한인 여성 판사를 임명했고, 이번에도 자리가 5개 나는데 어쩌면 한인 여성 판사를 또 임용할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판사 선발 과정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5명의 셀렉션 커미티(selection committee)가 100명 정도의 이력서를 추려서 40~45명을 인터뷰한 후 30분 정도 필기시험을 치르는데, 이번에는 20명의 후보를 추려서 내게 보고하라고 했다. 그 20명 중에서 내가 5명을 뽑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박 판사는 가족이민으로 71년도에 앨라배마주로 왔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사춘기 시절 미국에 온 그는 “한국에서 당시 방영하던 ‘털보가족’ 같은 미국 드라마를 보고 미국은 모두 뉴욕처럼 화려한 곳인 줄 알았는데, 앨라배마주에 도착하니 주변에 농장밖에 없었다”면서 “실망했지만 탈선의 위험이 전혀 없었다(웃음). 그래서 운동에 집중해 미식축구에도 빠졌었고, 유일한 동양사람이라 이소룡이라고 착각한 사람들이 많아 책을 보며 혼자 무술을 배우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박 판사는 “부모님이 영어를 못해 일을 어렵게 하니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공부를 안 해 자신감이 없었는데, 미국에서는 수학을 상대적으로 잘하니 자신감이 생겼다. 앨라배마 시골에서 전교생 100명뿐인 고등학교에 다닌 터라 대학교에 가서 치열한 경쟁에 고생을 하기도 했었지만,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됐다”며 “영어 글쓰기에 자신이 없어서 이공계를 선택하기도 했는데, 특허청 심사관으로 일하며 매일 방대한 양의 영어문서를 읽고 쓰면서 약점을 강점으로 바꿀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김정원 기자 kimjungwon1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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