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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골프와 유방암

“파 3 홀에서 친 공이 그린 위에 떨어졌고 그린 가까이 걸어가는 데 공이 보이지 않으면 가슴이 뛰기 시작합니다.” 홀인원을 두 번이나 기록한 한국 동생의 통화를 생각합니다. 골프에 관한 한 동생과 전혀 다른 유전자를 타고난 나의 토요일 골프는 만년 초보 골프입니다.
 
크리스티나는 크지 않은 키에 단련된 몸매의 60대 한인 여성으로 약 10년 전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아 좌측 유방 절제술과 겨드랑이 임파선 절제술 및 수술 전후 항암 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받았습니다. 어렵고 힘든 치료를 견뎌내고 8년 전에는 유방 성형술을 받았습니다.    
 
유방암 수술 중 암의 상태에 해당하는 모든 치료 선택한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수술 전후 2~3년간 그녀는 보통 사람으로는 믿기 힘든 인내와 긍정적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수술 후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마친 후 그녀를 진찰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코끼리 다리처럼 그녀의 왼쪽 어깨부터 팔 아래 그리고 손끝까지 부어 있었습니다. 물리치료를 받으며 압박 붕대를 하고 있었지만 수술 전 걱정했던 심한 임파 부종이었습니다. “제가 골프를 쳐도 될까요?” 참으로 반가운 질문이었습니다. “예. 무리하지 않는 한 임파부종의 치료에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약 1년 후 그녀의 오른쪽 어깨, 팔, 손의 부종은 현저하게 감소하였고 유방검사와 유방 촬영 및 초음파 결과도 이상이 없었습니다. 임파부종이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호전되어 있었습니다.  
 
그녀가 수술 전 아마추어 여자 골프 지역 챔피언이었다는 것을 들은 것은 그즈음이었습니다. 또한 그녀의 치료에 항상 동행했던 남편의 헌신적인 사랑은 치료를 가능하게 한 든든한 배경이 되어 주었습니다.
 
많은 암 환자들이 처음 암 진단을 받으면 다른 사람이 아닌 본인이 조만간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큰 충격에 빠지게 됩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처음에는 암의 가족력도 없고 암에 걸릴 만한 나쁜 일이나 혹은 남에게 해로운 일을 한 적도 없다면서 분노하기도 하고 혹시 오진이 아닌가 의심하기도 합니다.
 
모든 의사가 최선의 치료를 목표로 하지만 환자를 대하는 방법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최선의 치료에도 목적한 데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환자가 이를 이해하고 의사를 믿고 치료에 적극적으로 동행하는 경우 의학이라는 잣대로만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긍정적 효과가 있음을 경험합니다.
 
지난해 그녀의 유방 검사, 유방촬영 및 유방 초음파 검사 결과는 이상이 없었으며, 또한 좌측 팔과 손의 임파부종도 현저하게 좋아져 거의 정상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크리스티나가 지역 골프대회에서 다시 우승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번 토요일 골프는 더 좋은 드라이버샷으로 한국의 동생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성갑제 / 외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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