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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메멘토 모리

어차피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운명을 함축하는 라틴어의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당신이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뜻이라고 옥스퍼드 영어 사전은 정의 한다. 로마의 개선 장군들이 마음에 새겼다는 일화가 전해지는 메멘토 모리는, 너무 늦기 전에 미리 행동에 옮김으로써 제한된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라는 일종의 경구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가족 친지를 잃거나 존경하던 분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되면 보통 사람들은 밀려오는 허무감과 함께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의 숙명성에 앞에 스스로 무기력해진다. 메멘토 모리가 함축하는 바는 대부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진다고 보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심리적인 불안·초조를 불러오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고도 한다. 그 말의 개념은 최선을 다해서 제한된 시간을 보다 유효하게 이용하는데 주안이 있으므로, 하찮은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  
 
메멘토 모리라는 단어는, 죽음을 의식하고 암시하는 모탈리티 큐(Mortality Cue)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저승사자(Grim Reaper)의 그림, 죽음을 앞둔 사람의 영상, 죽음을 상기시키는 목걸이, 반지, 주화, 문신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만일 메멘토 모리의 개념에서 얻는 것이 득보다 해가 더 크다면 그 사용을 피해야 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적인 표현 대신에 우회적으로 말하는 편이 효과적일 수도 있겠다. 예를 들어 ‘죽음을 기억하라’는 말 대신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고 에둘러 표현하는 식이다. 그런 점에서 이 순간을 즐기자는 뜻의 카르피 다이엠(Carpe Diem)이나 욜로(Yolo)의 개념을 병용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지도 모른다.  
 
예부터 수많은 철학자가 메멘토 모리에 대하여 설파해 왔다. 그들의 결론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사람의 생명은 덧없고 하찮은 것이다(Human lives are brief and trivial)’이다. 철학자이며 로마 황제이기도 한 마커스 오릴리어스(Marcus Aurelius,121-180)가 명상록(Meditations)에서 한 말이기도 하다. 누구든지 죽어서 6피트 지하에 잠들게 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또 다른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L.A. Seneca)는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매일 균형 잡힌 삶을 살라고 했다. 삶의 가장 큰 실수는 오늘의 미완 상태를 내일로 미루는 것이다. 오늘의 일을 마무리 짓는 삶을 매일 계속한다면 불필요한 시간이란 없을 것이라고 그는 갈파한다.  
 
메멘토 모리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문학작품에 사용한 사람은 셰익스피어라고 한다. 톨스토이는 메멘토 모리에 대하여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내가 30분 후에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된 후의 삶에 대한 태도는, 50년 후에 죽는다고 할 때의 그것과는 많이 다를 수 있다. 그런데 30분 후의 죽음과 반세기 후의 죽음은 본질에서 다른 것일까.  
 
기독교의 구약 성서 전도서(Ecclesiastes 1장)에서는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될 뿐이라며 인생의 허무함을 일러준다. 불교에서도 마음 챙김으로써 죽음을 깨닫게 된다는 개념의 마라나사티(Maranasati)를 가르친다. 종교에 따라서 표현은 다를 수 있어도 본질에서 죽음에 대한 기본 개념은 대동소이하다고 하겠다.  
 
죽음을 기억하라(메멘토 모리)!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라만섭 / 전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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